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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휠로그 Apr 14. 2023

100년을 간직해 온 네 잎 클로버의 전설

줄리아∙스텔비오 콰드리폴리오 Q100º, 100대 한정

유럽 브랜드들은 모두 고성능 브랜드를 품어 왔다. 그 중 긴 역사에도 불구하고 가장 저평가돼 있었던 것이 알파로메오의 콰드리폴리오(Quadrifoglio)가 아닐까. 그러나 2010년대 중반 등장한 줄리아 콰드리폴리오는 양산차 기반 고성능차 영역에서 독일차 일변도의 선택지와는 다른 새로운 감각을 선보이며 화려하게 복귀했다. 비록 판매량이 우수한 것은 아니었지만, 페라리의 V8 엔진에서 한 쌍의 실린더를 없앤 2.9리터 V6 엔진은 독특한 질감과 사운드를 자랑해오고 있다.



알파로메오가 이 콰드리폴리오의 100주년을 기념하는 특별한 에디션을, 줄리아, 줄리아와 플랫폼을 공유하는 SUV 스텔비오에 적용한 Q100º을 내놓았다. 최고 출력도 기본 콰드리폴리오보다 10ps 높은 520ps다. 두 차 모두 100대 한정 판매된다. 



100주년 1923년 4월 15일을 기념하다


알파로메오의 역사에서 네 잎 클로버가 등장한 시기는 딱 100년 전 오늘인 1923년 4월 15일이다. 당시 이탈리아의 전설적 레이서 우고 시보치(Ugo Sivocci)의 RL 레이스카에, 노란 바탕 녹색 네 잎클로버의 콰드리폴리오 문양이 적용됐다. 우고 시보치는 이 차를 타고 공도 내구레이스인 타르가 플로리오(Ugo Florio)에서 우승했다. 


알파로메오는 줄리아와 스텔비오의 100주년 기념 모델 이미지를 공개하며 빨간색 RL 콰드리폴리오의 이미지를 적극 활용하고 있다. 패션의 나라답게 모델들이 입고 있는 옷도 이탈리안 레이싱의 고전적 열정을 잘 보여준다. 특히 여성 모델의 의상은 100년 전 레이서들의 분위기를 재현했다. 




Q100º는 100대씩만 한정 판매되는 모델인만큼 특별한 외관 및 실내 사양이 적용된다. 콰드리폴리오 뱃지에는 ‘1923~2023’ 연도가 새겨져 있다. LED 매트릭스 헤드라이트도 이 모델에만 적용된다.



인테리어에서는 조수석 대시보드 위에 100주년 기념 모델 레터링이 들어가 있다. 숫자 100 뒤에 클로버가 위 첨자 형태로 들어가 있다. 또한 운전석 스티어링휠 아래 스포크에 네 잎 클로버가 새겨져 있다. 가죽 스티어링휠의 좌우 안쪽에는 알칸타라가 덧대져 있다. 이 앑칸타라 소재는 시트의 엉덩이 부분에 적용되어 다이내믹한 주행 시 몸의 흔들림을 최소화하며 안정적인 지지력을 발휘한다.



시트와 도어 트림, 대시보드에는 골드 스티치가 적용되어 있다. 으레 레이싱카 하면 떠오르는 레드 스티치보다는 우아한 느낌. 전체적으로 실내는 심플하면서도 원형과 곡선이 잘 조화돼 스포츠카이면서도 GT같은 감성을 느끼게 한다. 계기반은 깊이 들어간 텔레스코픽 타입으로 RL과 같은 100년 전 레이싱카의  계기반 디자인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했다. BMW의 M3, AMG C63이 줄 수 없는 감성이 여기엔 있다고, 알파로메오는 말하고 있다. 



12.3인치 스크린은 해당 모델 최초 적용 사양이다. 주요 인포테인먼트 기능 및 주행 보조 기능과 관련된 설정 사항이 들어가 있다. 



거친 배기음과 날카로운 드라이빙


알파로메오 콰드리폴리오에 적용되는 2.9리터 트윈터보 V6 엔진은 520ps의 최고 출력에 61kg∙m를 상회하는 최대 토크를 발휘한다. 엔진은 알루미늄 소재로, 무게를 줄여 관성 모먼트를 최소화했다. 


캐릭터는 단연 사운드. AMG처럼 비현실적인 위압감이나 BMW의 소심하면서도 고른 사운드와는 달리 때론 거칠고 날카로운 사운드를 구현한다. 배기 튜너 브랜드로 유명한 아크라포빅의 콰드리폴리오 전용 제품이다. 다른 애프터마켓 작업을 통해 일부러 만들기도 어려운 소리. 선호도는 갈리겠지만 분명 확실한 개성이다. 



특히 Q100º 에디션에는 셀프 락킹 디퍼렌셜(self-locking differential)이 적용됐다. 이는 줄리아 기반 레이싱 머신인 줄리아 GTA에서 파생된 기술로 트랙션과 토크 전환을 최적화하고 곡선 구간에서의 안정성과 반응의 명확성 및 빠르기를 모두 만족시키는 기능이다. 여기에 전면 범퍼 하단의 프론트 스플리터는 액티브 방식으로, 주행 환경에 따라 개폐되며 선회 시 차체가 더욱 땅에 안정적으로 붙어 움직일 수 있도록 한다. 


차체 경량화 기술도 적극적으로 구현됐다. 앞서 살펴본 것처럼 알루미늄 소재를 적용한 엔진에 카본 파이버 강화 플라스틱 기반의 드라이브 샤프트와 다양한 에어로다이내믹 부품을 통해 차량의 무게를 줄였다. 



알파로메오 줄리아와 스텔비오 콰드리폴리오 라인업의 가격은 대략 8만 달러 선. 한국에서도 직수입을 통해 타는 이들이 드물게 존재하는데 대부분 미국을 경유한 차종들이다. 그 외에는 국내에서 이 차를 접하거나 탈 방법이 없다. 그림 속의 네 잎 클로버다.



물론 이 차가 출시돼도, ‘그 돈이면 M’을 외칠 이들이 많을 것이다. 하지만 이런 한정 트림 하나 정도는 한국에 배정돼도 의미 있지 않을까? 국내에 알파로메오 브랜드는 지사를 두고 있지 않지만, 스텔란티스코리아가 최소한 쇼카로라도 한 번 전시해주는 것도 의미 있는 일일지도 모른다. 점점 멋진 내연기관차들이 사라져가고 있는 이 때, 이탈리아만이 줄 수 있는 고성능의 감각을 느껴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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