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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휠로그 Oct 17. 2023

기아, EV4 컨셉트가
더 기대되는 이유

전동화 시대를 노리는 기아 세단의 이상

지난 10월 12일 열린 ‘2023 기아 EV 데이’에서, 솔직히 EV5와 EV3 콘셉트카는 어느 정도 예상이 가능한 차였다. 그러나 EV4 컨셉트카는 다른 차였다. 기아는 전동화 시대의 새로운 세단이라고 했지만, EV5, EV3 콘셉트카와는 달리, 좀 더 이상을 지향하는 차량에 가깝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차의 양산 버전이 기대를 모으는 몇 가지 이유를 요약했다.


기아 EV4 컨셉트카


짝수는 쿠페? 

EV6 후광, 기아 EV4 컨셉트


공식이나 원칙은 아니지만, 알파뉴메릭(알파벳과 숫자를 혼용하는 작명법)을 사용하는 자동차들의 경우, 쿠페에는 짝수가 들어간다는 인식이 있다. 물론 사례가 BMW와 아우디로 국한되지만, 두 브랜드가 유명한 까닭에 공식처럼 여겨진다.


기아 EV4 컨셉트카의 비율


그런데 기아가 ‘짝수=쿠페’에 힘을 더할 모양새다. EV4 콘셉트카는 아무리 의식하지 않으려고 해도 EV6를 떠올릴 수밖에 없다. EV4가 EV6 대비 전면에서 조금 대담하고 볼륨감이 강조된 모습이긴 하나, 두 차는 모두 쿠페형의 크로스오버 타입 차량이다. 


기아는 이 EV4를 전동화 시대 세단의 미래라고 했다. 그렇다면 EV6의 다소 애매했던 정체성도 세단으로 흘러갈 것인가 하는 물음이 남는다. 현재 EV6의 지상고가 155㎜이므로 큰 틀에서 쿠페형 세단이라고 우겨도 아예 틀린 말은 아니다. 게다가 세단을 지향하는 EV4화 함께 묶인다면 세단으로서의 정체성은 더 강해진다. 


EV4 컨셉트카 후미


사실 EV4 컨셉트카는 EV6보다 약간 더 세단의 성향이 있다. 측면에서 보면 확실히 리어에 데크(deck)라고 불릴 만한 디자인이 적용된다. 


EV4와 EV6가 세단이라면 무엇이 달라지는가? 세단은 확실히 주력이 아니긴 하지만, 브랜드의 디자인적 이상이 되는 장르다. 기아 역시 마찬가지다. 세단을 포기할 생각이 없다. 그 디자인이 전형적인 3박스(엔진, 승차공간, 트렁크 공간 분리)가 아닐 뿐이다.



크기는 어느 정도?

역동적인 중형 퍼포먼스 세단 기대


EV6의 휠베이스는 2.900㎜로 준대형 이상에 달한다. 동일한 E-GMP 플랫폼임을 전제할 때 EV4라면 2,750~2,850㎜ 정도가 될 것으로 예상해 본다. 아직 해외 매체에서도 예상 수치를 내놓은 적은 없다. 볼보 V90과 V60의 관계가 되지 않을까 한다. 사실 EV6는 휠베이스가 길지만 차 자체의 전장은 4,695㎜ 정도로 크지 않아 체감이 잘 되지 않는다.


EV4 컨셉트카의 비율


그렇다면 EV4는 훨씬 컴팩트하면서도 비율 자체가 스포티한 전기 세단이 될 가능성이 높다. BMW의 i4와 가장 비슷한 사이즈가 될 가능성이 높은데 i4의 페이스리프트 시기를 감안하면 직간접적으로 경쟁구도에 놓일 가능성도 있다. 전동화는 브랜드의 격 차이를 강제 조정하고 있다. 내연기관 시대라면 불가능했던 비교가 가능해지는 셈이다. 



천연 소재 인테리어

기대해도 좋을까내구성이 관건


EV4의 인테리어는 깔끔하고 넓은 수평형 아키텍처를 바탕으로 한다. 공조 조작 버튼을 센터페시아에 수납할 수 있도록 했고 패턴을 바꿀 수 있는 핀(Pin) 스타일 에어벤트를 적용하는 등 실내 디자인 요소를 적용했다. 


EV4 인테리어


여기에 지속가능성 중심의 소재를 적용했다. 섬유재는 100% 재활용이고, 호두껍질 등을 천연 염료로 사용했다. EV6와 EV9, 2세대 니로 EV을 통해 경험한 이러한 소재들은 가죽이나 석유화학 제품에 비춰 사용감에서 불편함이 없었을 뿐만 아니라 새로운 감각이었다. 예컨대 EV9의 헤드레스트는 사무용 가구 중 목디스크 예방 제품과 같은 구조여서 개인적으로도 마음에 들었다. 


다만 이러한 소재들의 관건은 내구성이다. 더 이상 ‘새 차 냄새’라 불렸던 화학 물질 유래의 냄새는 사라지겠지만, 석유화학 제품 기반의 플라스틱류에 비에 내구성이 약한 것이 사실이다. 물론 최근 들어 현대기아차 그룹의 내구 품질은 JD 파워 조사에서 2년 연속 1위를 달성하는 등 개선이 이뤄졌지만 새로운 소재들은 아무래도 그 내구도를 지켜봐야 할 부분이다. 


EV4 인테리어


기아는 세단으로도 나름대로 일가를 이뤘으나 항상 운이 따라주지 않았다. 1970년대 잘 나가던 브리사는 1980년대 초가 되면서 난데없고 해괴한 정책으로 강제 단종됐다. 2000년대 등장한 K 시리즈는 K5를 제외하고는 현대차 라인업에 밀렸다. 그러나 전기차 시대가 되면서 기아는 아예 장르를 재정의한다. 사용성과 기능 면에서의 고급 마차라는 원래의 의미를 전기차 시대에 소환한 것이다. 이를 통해 다시 한 번 세단 명가 재도약을 이룰 수 있을까? 답은 2025년 이후의 우리가 알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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