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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휠로그 Feb 09. 2024

튜닝 잡는 순정, 메르세데스 W214 E 클래스

개성 있는 외관, 오감자극 MBUX가 보여주는 변화

메르세데스 벤츠의 E 클래스 고객들은 의외로 크고 작은 튜닝을 선호한다. 워낙 판매량이 많은 차이기 때문에 자신만의 특별한 차를 원하는 고객들이 그만큼 많기도 하고, 부품, 시공 전문 업체가 적극적으로 마케팅을 펼친 결과이기도 하다.


W214 E 클래스 미디어 시승회


그런데 이번 11세대 메르세데스 벤츠는 그간 튜닝과 애프터마켓 등에서 보일 법한 사양들을 대거 포함하고 있다. 지난 1월 말 미디어 시승회에서 메르세데스 벤츠 E 클래스(W214)의 E300 4매틱 AMG 라인을 만났다.



비즈니스 세단 중 가장 젊은 외모


메르세데스 벤츠의 최근 디자인에서는 이름값의 무게에 눌리지 않는 젊음이 돋보인다. 헤드램프 아래 요철 있는 주간주행등 라인이 다소 조잡해 보기도 하지만, 비즈니스세단의 디자인 문법의 가장 먼 경계까지 뛰쳐나온 것이 이 차의 외관이다.


벨벳 브라운 컬러 E300 4매틱 AMG 라인


메르세데스는 전동화 라인업을 EQ 브랜드로 구분했지만, 이전 세대보다 더욱 원 보우(one bow)에 가까운 측면 상단부 실루엣, 블랙 그롤시 소재 테두리를 통해 플로팅 효과과를 구현하고 발광 기능(익스클루시브부터)이 있는 라디에이터 그릴부 및 헤드램프 유닛에서는 EQ의 스타일이 느껴진다. 비슷한 급에서 내연기관과 전기차의 브랜드 분리는 아직 메르세데스 벤츠의 주력 고객층이 전동화 라인업에 대해 갖는 거부감을 건드리지 않고자 하는 전략일 것이다.


히아신스 레드 E300 4매틱 AMG 라인


경쟁자인 BMW 5시리즈가 전장을 5미터 넘게 키운 것과는 달리 E 클래스는 4,955㎜로 제한했다. 휠베이스도 2,960㎜, 전폭 역시 1,880㎜로 ‘선’을 지켰다. 대신 전고를 1,465㎜로 낮춰 스포티한 느낌을 강조했다. 5 시리즈보다 거의 50㎜ 낮은데, AMG 라인의 경우는 이보다도 15 ㎜가 더 낮다. 참고로 기자가 시승한 차가 E300 4매틱 AMG 라인이다.

 

 

비즈니스 세단 인테리어의 정체성

MBUX 슈퍼스크린

 

외관도 그렇지만 E 클래스의 인테리어 조형 문법은 거의 S 클래스를 따라가는 것이 관례였다. 포지션 자체도 S 클래스가 쇼퍼드리븐을 전제한다면 E 클래스는 어디까지나 운전자가 중심이 되는 고급 비즈니스 세단이니까, S 클래스에서 화려함을 약간 덜어내는 방식으로 설계되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그러나 새로운 E 클래스의 인테리어는 현행 S 클래스와는 완전히 다른 길을 선택했다. 센터 콘솔과 수직형의 아키텍처로 연결돼 차량의 전체적인 전후 깊이감을 강조하는 S 클래스와 달리, 글로벌 공개 당시부터 화제를 모은 MBUX 슈퍼스크린은 철저히 수평을 따르고 있다. 수평형 인테리어는 아무래도 1열에서 누리는 시각적 정보가 더 많아진다. LG 전자가 개발해 납품하는 이 슈퍼스크린은 1열 동승석에도 다양한 시각 컨텐츠를 제공한다. AMG 라인과 450 익스클루시브에는 기본, E300 4매틱 익스클루시브는 옵션 사양이다.

 

차세대 MBUX에서 가장 강조되는 부분으 개인화 기능이다. 이를 위해서는 스마트폰 핫스팟을 이용한 테더링이 기본. 제로레이어를 통해 주요 사용 기능을 최단 경로로 불러올 수 있는데, 이 기능 자체에 익숙해지려면 약간의 시간이 필요할 듯하다. 직관성을 중시한다고 하지만 이 차를 살 정도의 연령대 사람들은 직관보다 절차를 거치는 논리적 추론에 더 익숙하기 때문이다.



내비게이션은 14.4인치 중앙 스크린에서도 볼 수 있고 헤드업 디스플레이를 통해서도 볼 수 있는데 오히려 정신 없으니 설정을 체크할 것. 다양한 정보가 깨끗하게 출력되고 터치 감도도 좋다. 무엇보다 이전 세대만큼 발열이 심하지 않은 것이 장점. 다만 지문이 너무 많이 묻어나는데 필름 시공이라도 하는 것이 좋을 듯하다.

 

 

순정화된 드레스업 사양

일상 속 여가의 공간

 

이 차에는 전 세대 오너들이 드레스업 튜닝으로 즐겨 찾던 사양들이 순정화돼 있다 라디에이터 그릴에 적용된 발광 사양, 그리고 오디오의 리듬과 연동되는 앰비언트 라이트가 대표적이다.


발광 라디에이터 그릴은 E 클래스는 물론 메르세데스 벤츠의 다양한 차종의 애프터마켓 사양으로 2010년대 초중반부터 국내에서 인기가 있었던 모델이고 특히 라디에이터 그릴 가운데 삼각별이 있던 시절 인기가 있었다. 최근 라디에이터 그릴의 발광 효과는 주로 전동화 차종에서 보이는 사양인데 BMW 5시리즈에도 적용된 사양이다.


발광 라디에이터 그릴


64가지 컬러의 액티브 앰비언트 라이트를 활용한 사운드 시각화 기능도 ‘애프터마켓스러운’ 사양이다. 사각지대 어시스트 등과 연동된다. 차선을 위반한다거나 선행 차량과 급격히 가까워질 때 붉은색으로 급히 점등하는 안전 면에서의 효과, 오디오의 리듬 등에 반응하는 엔터테인먼트적 효과 등이 모두 가능하다. 해당 기능은 E300 4매틱 및 E450 4매틱 익스클루시브와 AMG 라인에 기본 사양으로 적용된다. 점잖은 비즈니스 미팅 후 파트너와 동승할 때는 잠시 비활성화하는 것이 좋을 옵션. 다만 오디오는 최고 출력이 730와트 수준으로 채널이 17개나 된다는 점을 감안하면 별로 매력적인 사양은 아니다.

 


AMG 라인의 경우 19인치 휠 디자인은 이전 세대 AMG 라인의 것과 비슷하면서도, 림 안쪽 디자인이 단순화하고 매끄러워졌다. 브레이크 냉각 효과는 최대화하되 측면 공기저항을 줄이려는 의도로 보이는데, 선호도는 다소 나뉠 타입. 익스클루시브의 경우는 스포크가 중심에서 살짝 벗어나개 배치된 10스포크 타입 디자인으로 율동감과 고급스러움이 돋보인다. 이를 포함해 E 클래스에는 총 6종의 휠이 제공되고 있다.

 

 

파워트레인은 고인물?

탄탄하고 깔끔한 주행 감각은 그대로

 

일단 파워트레인은 시승차량으로 나온 2.0리터의 M254 직렬 4기통 MHEV 엔진과 9단 자동변속기의 조합이다. 엔진 실린더에 나노 코팅을 더해 불필요한 마찰과 에너지 손실을 줄이고 내구성을 향상시킨 것이 이번 엔진의 특징. 메르세데스 벤츠 MHEV의 경우 시동 불량 문제가 고질적이었는데 이를 해결하기 위한 엔지니어링으로 보인다.


이건 E300 4매틱 익스클루시브


58ps(5,800rpm)의 최고 출력, 40.8kg∙m(2,000~3,000rpm)의 최대 토크는 2.0리터급 엔진의 표준 범위를 벗어나지 않는다. 최대 토크 밴드가 다소 좁은 편인데, 막 움직이기 시작할 때나 가속 시에 마일드 하이브리드 시스템이 제공하는 17kw(약 23ps) 정도의 부가 출력의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점을 감안한 것이다. 감속하여 정차하기 전에 엔진이 자연스럽게 숨을 죽이는데 그 전환이 매우 부드럽다.

 

아무리 경쟁자들이 치고 올라오고 메르세데스 벤츠의 품질이 나빠져도 변하지 않는 것은 섀시 전체가 전하는 주행 감각의 부드러움과 안정성이다. 속도에 따른 핸들 반응의 변화도 유기적이고 부드럽다. 특히 속력이 빨라질수록 운전자의 조향 조작과 차량의 반응이 더욱 강력하게 연결되는 느낌이다. 그럼에도 뒷좌석에 탔을 때의 안정감은 쇼퍼드리븐으로서도 손색없다. ‘차는 벤스’라며 잦은 고장과 스트레스에도 벤츠만을 선택하는 사람들의 이유가 여기 있다.


E300 4매틱 AMG 라인


특히 제동과 고속 선회 구간에서 차량 전체가 차분하고 견고하게 반응하는 것은 벤츠 고유의 매력이다. 수평에의 강박과 같은 아우디, 일단 돌고 보자는 BMW와도 다르다. 그래서 시트 착좌면 가죽의 다소 딱딱한 촉감이 아쉬움으로 다가온다.

 

E 클래스는 메르세데스 벤츠의 전 라인업 중 가장 중심이 되는 차종이자 그룹 내에서 첨단 트렌드의 수용 방식을 가장 먼저 보여주는 차종이기도 하다. 특히 W214는 더욱 대담하고 도전적이며, 현재와 근미래 소비자들이 원하는 것을 적극적으로 수용하는 데 집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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