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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도영이 엄마 Jan 29. 2023

도영이 엄마, 맥주를 끊다!

오늘도 홀짝홀짝 맥주를 비우는 당신에게

 나는 오늘도 맘카페에 접속해서 글을 읽는다. ‘오늘 저녁 메뉴는 무엇으로 하시나요? 남편이 잘못한건지 제가 잘못한건지 판단해주세요! 환절기에 아이들 등원 복장은 어떻게 하시나요? 각 가정 수입 관리는 누가 하시나요? 아이들 학원 얼마나 보내시나요? 영어유치원을 보내야 할까요? 보낸 분들 효과에 만족하시나요?’ 등등... 대다수 엄마들의 관심사는 우리 가정, 우리 아이, 남편이며 나의 가족과 아이들을 위해 최선을 다해 살아가고 있다.      


  그런데 이런 질문도 많이 올라온다. ‘매일 혼맥하시는 분 계신가요? 혼맥을 끊어야 하는데 도와주세요. 건강에 안 좋으면 이제 혼맥 그만해야겠죠?’ 기분 좋게 하루를 마무리하는 한 잔의 술. 내 삶의 낙이자 작은 위로가 되어주며 내가 원할 때 언제라도 내가 통제할 수 있다면 삶의 활력이 될 수도 있겠다. 그런데 엄마들의 그 은 대부분 맥이며 조금은 억울하고 서운하고 또 한편 헛헛한 감정을 동반한다는 데 문제가 있다.


  계속되는 혼맥에 내 아이도 자라지만 아랫뱃살도 같이 자라나고 내 안의 헛헛함도 같이 자라난다는 사실을, 이미 우리는 알고 있다. 그런데 뚜렷한 해결책도 없고 지금 이 순간에도 맥주를 구매하고 있다면! 나의 이야기에 공감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런 생각을 수십 번 했었다. ‘왜 나만 이렇게 힘든 것 같지? 왜 열심히 사는데도 마음 한 켠이 이렇게 외롭지? 분명히 내가 세상에서 제일 사랑하는 내 아이를 키우고 있는데도 즐겁지 않고 왜 이렇게 버겁지? 내가 엄마로서 많이 부족해서 이렇게 마음이 헛헛한 건가? 원래는 즐겁고 뿌듯하고 해야 하는데 내가 이상한건가? 나도 꿈 많던 시절이 있었는데...... 혹시나 결혼을 안 했다면 내 미래가 달라졌을까?’ 나도 이런 질문을 수도 없이 던졌었다. 물론 공개적으로 말할 수는 없었으나 내 자신에게. 그런데 해결할 수 없었다.


  나는 맥주 중독의 과정과 내 헛헛함 극복기를 꾸준히 이곳에 기록해 보려고 한다


  아주 평범한 가정주부가 어떻게 손에서 맥주를 놓고 자기 자신을 찾아갈 수 있었는지, 그 여정을 기록해보려고한다. 누구의 아, 누구의 엄마로서가 아니라 온전한 내 자신으로서의 나의 가치, 삶의 목표, 미래를 찾아가는 이야기. 특별할 것 없었던 내가 어떻게 스스로 내 미래를 기대하게 되었는지 얘기해보고자 한다.


  나처럼 갑자기 인생이 헛헛해졌다면, 너무 사랑하는 내 아이지만 하루 종일 따라다니면서 흘린 것을 치워주고 먹이고, 재우고 다시 화내고 화낸 것을 미안해하고... 이러다가 내 인생이 다 끝나버릴 것 같은 생각에 억울하다면, 삶의 낙으로 내세울 수 있는 게 맥주(혹은 충동적 소비, 폭식, 과식) 밖에 없어서 내 자신이 초라하게 느껴진다면, 반짝반짝 빛나는 나 자신을 되찾고 싶다면 내 글과 함께 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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