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조성준 Aug 19. 2020

할리우드 전설의 '한때 그녀' 손드라 록을 아시나요?3

조 기자의 연예수첩 34

사랑과 이별 이후의 상황을 잘 나가고 못 나가고로 따져 손익을 계산하는 건 참으로 무례한 행동일지 모른다. 

그럼에도 속물의 시각으로 접근하자면, 클린트 이스트우드와 손드라 록의 교제와 이별 그리고 법적 다툼에서 지금까지의 승자는 이스트우드인 듯싶다. 


법적 다툼에서 일부 패소해 동거에 대한 위자료를 지급하고 잠깐이나마 이미지에 타격은 입었지만, 할리우드 역사에 길이 남을 영화인으로 등극했을 뿐만 아니라 무엇보다 건강을 잃지 않고 오랫동안 현역으로 활동하고 있다는 점이 그의 손을 냉큼(?) 들어주게 되는 이유다.


우리 연예계에서도 '결별 남녀'의 흥망성쇠사(史)는 비교적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이혼 사유로 오래전 "사랑해서 헤어진다"는 명대사를 남겼던 배우 고(故) 최무룡과 김지미를 시작으로 최근의 누구와 누구까지, 헤어지고 나서 한쪽이 상승세를 타면 다른 한쪽은 내리막길을 걷곤 했다. 


반면 예술적 영감을 주고받으면서도, 별다른 문제없이 오랫동안 잘 지내는 커플도 은근히 많다. 다소 뒤처져 있던 한쪽이 교제 혹은 결혼하고 나서부터 쑥쑥 성장하기 시작해, 양쪽이 어깨를 나란히 한 채로 일과 사랑 모두에서 승승장구하는 경우 역시 허다하다.


다시 원점으로 돌아가 록과 이스트우드를 패배자와 승리자의 프레임으로 구분해 그들의 인생을 비교하고 평가하는 게 과연 옳은 일인지 고민하게 된다. 따지고 보면 둘 다 그리 도덕적이지 못한 삶을 산 건 매 한 가지인데, 굳이 성공 여부를 따질 필요가 있나 싶다.


100세 시대의 도래를 전제로 절반 가까이 걸어온 지금, 이처럼 타인의 생애를 왈가왈부한다는 게 얼마나 위험천만한 짓인지 자주 깨닫곤 한다. '참으로 안됐다' 혹은 '정말 불쌍하다' 식의 감상적인 접근마저도 때로는 주제넘은 참견이고 멍청하기 짝이 없는 오지랖인 걸 이제야 알게 됐다. 


이를테면 누가 보더라도 언뜻 보기에 실패한 삶을 산 것 같은 록이지만, 눈을 감는 그 순간까지 불행하기만 했을까? 앞서 얘기했던 대로 정상적인 부부 생활은 영위하지 못했으나, 반 세기 넘도록 예술적 동지로 지내왔던 남편이 곁을 지키고 있었다면 그것이야말로 꽤 괜찮은 마무리 아니었을까? 


반대로 이스트우드의 경우, 일과 사랑 그리고 건강 등 세 마리 토끼를 모두 잡았지만 세상과 이별할 때 막상 곁에 아무도 없다면 어떤 기분일까? 반드시 그럴 것이라고 가정할 순 없겠지만, 이 같은 마지막을 부러움 가득한 시선으로 과연 바라볼 수 있을까?


당사자가 후회하는 삶은 있어도, 남이 봐서 후지기만 한 삶은 없다. 타인의 삶을 함부로 재단하고 멋대로 평가하는 것이야말로 후진 행동일 것이다. 따라서 인생의 승패를 따지고 삶의 만족도를 가늠할 권리는 오롯이 자신에게 있다고 새삼 확인하게 된다.











작가의 이전글 할리우드 전설의 '한때 그녀' 손드라 록을 아시나요?2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