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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성준 Sep 01. 2020

딸바보 아빠들의 사적 응징에 대하여1

조 기자의 연예수첩 38

극장가의 '빙하기'가 매우 길어지고 있다. 요즘 우리 사회 어디인들 안 그럴까마는, 극소수의 톱스타 정도를 제외하곤 영화와 관련된 이들 모두가 숨이 턱밑까지 차 오른 상황이다. 이 모든 게 코로나19 탓이다.


소비가 줄어들면 공급도 당연히 줄어드는 법, 관객들이 극장을 찾지 않는 상황에서 신작들이 예정대로 개봉될 리 없다. 막대한 제작비를 쏟아부은 작품들일수록 코로나19 확산세가 진정되기만을 기다리며 차일피일 개봉을 미루고 있는 중이다.


이 와중에 그나마 다행인 건 '반도' '강철비2 : 정상회담'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 등 올 여름 한국영화 '빅3'가 비교적 무탈하게(?) 상영됐다는 점이다. 

물론 세 작품 모두 코로나19 시국 이전과 비교하면 흥행 결과가 다소 성에 차지 않았을 것이다. 그러나 개봉이 기약없이 늦춰지면서 막대한 홍보 마케팅 비용을 허공에 날려야만 했던 다른 작품들을 생각해보라. 만족하고도 남을 일이다.


세 작품 가운데 특히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는 찬반양론이 나뉘긴 했지만, '짝패'와 '아저씨'의 뒤를 이어 한국 액션영화의 수준을 한 단계 끌어올렸다고 봐도 좋을 만큼 개인적으론 아주 마음에 들었던 작품이다.


어쩔 수 없이 살인청부업자의 길을 걷게 된 한 사내가 딸을 구하기 위해 목숨을 내던진다는 내용으로, 줄거리 자체는 그리 신선할 게 없었다. '테이큰'처럼 일당백의 싸움 실력을 지녔지만 가족에는 무심했던 아빠의 외동딸 구하기 대작전을 그리는데, 관련해 썼던 예전 칼럼이 떠올라 소개할까 한다. 다음은 지난 2104년 3월 26일자로 온라인에 게재했던 '딸바보 아빠들의 사적 응징에 대하여'란 제목의 칼럼이다.


극장가에 '딸바보' 아빠들의 액션 활극이 홍수처럼 쏟아지고 있다.


2008년 리암 니슨 주연의 '테이큰'을 시작으로 최근 몇 년간 할리우드 액션 장르의 대세를 이루고 있는 가운데, 다음 달 3일에는 케빈 코스트너 주연의 '쓰리 데이즈 투 킬'이 개봉된다.


1997년 '포스트맨'의 기록적인(?) 흥행 실패 이후 10년 넘게 침체기를 겪어오다 얼마 전부터 부활하기 시작한 코스트너는 이 영화에서 시한부 삶을 선고받고 뒤늦게 외동딸과의 화해를 시도하는 비밀요원 에단 러너를 연기한다.


극 중 러너는 '딸바보' 아빠의 끝을 달린다. 악당을 전기고문하다가도, 딸의 갑작스러운 전화에 하던 일(?)을 멈출 만큼 자상하다. 또 파티장에서 딸을 지키기 위해 적을 추풍낙엽처럼 물리친다.


액션영화의 외피를 두른 휴먼 드라마로, 액션 드라마 코미디의 삼박자가 기대만큼 잘 어우러지지 않아 다소 심심하다. 물론 코스트너의 재기를 기다리던 오랜 팬들에겐 반가운 작품이겠지만 말이다.


공교롭게도 이 영화를 시사회에서 보고 온 날 저녁, 충격적인 뉴스를 접했다. 전북 군산의 한 40대 아버지가 가출했던 10대 딸로부터 "아는 오빠에게 성폭행당했다"는 말을 듣고, 딸의 또래 남자친구를 찾아가 흉기로 살해한 뒤 경찰에 자수했다는 소식이었다.


다음 회에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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