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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성준 Oct 21. 2020

마이너 영화 수입업자의 가치2

조 기자의 연예수첩 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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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처럼 경기가 안 좋아지면 가장 먼저 빨간 불이 켜지는 쪽은 이른바 골목 상권의 자영업자들이다. 영화계에선 마이너 영화 수입업자들이 해당된다. 


할리우드 메이저 스튜디오의 '텐트폴'(거대 자본이 투입되는 작품으로, 영화사의 일 년 농사를 책임지는 대작) 블록버스터를 제외한 세계 각국 전 장르의 영화를 취급하는 마이너 영화 수입업자이야말로 자력갱생이 아니고서는 살아남을 수 없기 때문이다.


지난 2013년 6월 출고했던 '마이너 영화 수입업자들의 가치'란 제목의 칼럼은 당시 이들이 처했던 위기 상황을 얘기했다. 지금처럼 꼭 코로나19 때문이 아니더라도, 영화계 관심의 사각지대에 놓여있던 마이너 영화 수입업자들은 그때부터 이미 생존을 고민하는 있었다. 


한국영화의 한해 2억 관객 시대를 부르짖었던 게 불과 엊그제 같은데, 지난달 점유율이 30%대로 급락하면서, 때마다 되풀이되는 '한국영화 위기론'이 또 대두되고 있다. 


다행히 '은밀하게 위대하게'와 '무서운 이야기 2'의 초반 흥행몰이로 이 같은 우려는 살짝 가라앉을 조짐이지만, 천문학적인 제작비로 무장한 할리우드 블록버스터들이 쏟아질 6월 역시 시장 전망은 그리 밝지 않아 당분간 고전이 예상된다.


한국영화 산업에서 위기론을 들먹이는 것은 다소 호들갑스러운 반응이다. 예로부터 한국영화는 오르막과 내리막이 모두 가파르다. 워낙 역동적이고 변수가 즐비해 일희일비해선 안된다.


솔직히 올해 초 극장에 거는 한국영화마다 관객들을 끌어모았던 상황은 다소 비정상적이었다. 하반기까지 차분히 지켜보자는 얘기이기도 하다.


정작 한국 영화계의 꽤 심각한 위기는 마이너 영화 수입업자들의 몰락에 있다고 본다. 할리우드 블록버스터들을 수입하고 배급하는 현지 직배사들과 대기업 산하 배급사들을 제외한 나머지 소규모 수입업자들이 지난해와 올해 줄줄이 문을 닫으면서 다양한 색깔들의 외화들을 접할 수 있는 기회가 점점 사라지고 있어서다.


이를테면 지금의 상황은 대형마트가 조금씩 물건을 떼어다 파는 골목상권 소상공인들의 생존을 위협하는 것과 비슷하다. 마이너가 수입한 외화일수록 유통과 진열, 즉 배급과 상영에서 고정한 기회를 보장받기란 거의 불가능하다. 부당한 대우를 받으면 어디 호소할 데라도 있는 한국영화와 비교해 훨씬 열악한 처지에 놓여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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