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기자의 연예수첩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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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부터 영화 관련 인터넷 게시판을 뜨겁게 달구고 있는 '청연'의 친일 미화 논란은 쉽게 말해 재료만 슬쩍 훑어보고 완성될 음식의 맛을 추리하는 것과 흡사하다.
예를 들어 '고추와 마늘이 들어갔으니 이 음식의 맛은 오로지 맵기만 할 거야'라고 단정 짓는 것과 다를 바가 없다는 뜻이다.
한 술 더 떠 잔칫상에 음식이 나오기만을 기다리고 있는 많은 손님들에게 '맵기만 한 이 음식은 먹을 필요가 없다. 차라리 이 음식이 만들어지지 못하게 힘을 모으자'며 고래고래 고함지르는 것과 똑같다.
주인공이 일장기를 달고 일만친선비행대회에 출전한다는 영화 내용을 전해 듣고 '청연'을 친일영화로 몰아붙이며 상영 반대와 관람 거부 운동에 돌입하자고 부르짖는 몇몇 네티즌의 주장은 다소 거창하게 들릴지 몰라도 분명히 '마녀사냥'이다.
어찌 보면 황우석 박사를 향해 회의적인 검증의 시선을 보내던 쪽에게 지독할 만큼 뭇매를 가하던 사람들의 언행과 일란성쌍둥이다. 이는 곧 여론몰이를 등에 업고 제3의 검열 주체로 올라서겠다는 음험하고도 섬뜩한 속내이기도 하다.
어떤 사안이든 결과를 보고 심사숙고한 뒤 자신의 의견을 개진하고 진지한 토론의 장을 통해 상대방을 설득하는 우리 사회의 '성숙함'이 아쉽고 절실하다.
결론부터 얘기하면 이 글은 완성도가 매우 떨어진다. 가장 먼저 무엇을 말하는지가 불분명하다.
영화 속 주인공이 친일파가 아니라고 반박하는 것인가? 아니면 친일 영화라고 몰아붙이며 상영 반대 운동을 벌였던 일부 네티즌을 비판하는 것인가? 후자에 가깝지만 구체적인 설명 없이 괜히 핏대만 올리는 모양새다.
지나치게 감정적이고 쓸데없이 비유적인 언사로 독자들의 감성에만 호소하는 것도 완성도를 떨어뜨리는 이유다. 또 간결하면서도 명확한 논거가 제시되지 않아 완성도는 물론 설득력마저 부족하다. 당시 우리 사회의 진영 대결을 촉발시켰던 '황우석 사태'까지 끌어들여 보지만 공감대를 형성하기 어렵다.
이처럼 모든 게 함량 미달인 칼럼이다. 복기할수록 낯이 화끈거리는 이유다. 반성은 기본, 기회가 주어진다면 새로운 접근 방식으로 다시 써 보고 싶은 생각도 든다.
그럼에도 나름 무엇을 말하고자 했는지 추리해볼(?) 필요는 있어 보인다. 15년 전 나는 무엇을 말하고자 했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