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유미솔 May 31. 2024

0화. 나는 20대 ‘모솔’이지만, 퍽 씩씩하다.

평생의 사랑을 찾는 20대 모솔 여자의 연애 도전 에세이

  최은영의 씬짜오, 씬짜오에서 이런 문장이 나온다. 어떤 관계는 너무 소중해서 누가 떠나고 누가 남았는지 모호하게 된다고. 그걸 읽으며 내가 떠난 관계가 생각났고, 내가 떠났다고 하고 싶지만 남겨진 관계가 떠올랐고, 누가 봐도 내가 남겨진 관계가 떠올랐다. 나는 대부분의 관계를 떠나기 두려워해서 남기를 선택하는 편이다. 남겨지는 것이 썩 나쁘지만도 않다. 모두가 떠나고 남은 방에선 새로운 게 보이기 마련이니까. 그런 면에서 나는 남겨져도 퍽 씩씩하다. 비록 제대로 된 연애는 한 번도 못 해 본 ‘모태솔로’이고, 지금도 언젠가 나타날 평생의 사랑을 하염없이 기다리는 입장이지만 말이다.

  앞으로도 나는 차라리 남겨지기를 희망하며 가끔은 당신도 여기 머물러 달라고 애원하는 일이 왕왕 있을 것이라 감히 예상한다.


  이전에 남겨진 관계에서 떠나간 사람을 잠시 붙잡아 보았는데 실패해서 이 글을 썼다.


  나는 유미솔이다. 대부분 팍팍하고 가끔 낭만적인 대한민국의 20대 여자다. 자유를 찾아 고등학교에서 뛰쳐나갔다. 스무 살에 입사한 회사에서는 튕겨 나갔다. 그 이후로는 그때그때 하고 싶거나 해야 하는 걸 하며 어영부영 살아가고 있다. 이제 내 뒷바라지에 돈을 대기엔 이미 할 만큼 했다고 말하는 아빠와 아직은 첫째 딸을 믿고 있는 엄마와 귀여운 여동생 둘을 가졌다. 이리저리 일을 벌이지만 포기가 살짝 빠르다. 욕망에 충실하고 욕구에 솔직하며 이에 자부심을 가지고 있다. 이런 내가 연애하고 싶어서, 혹은 누군가와 깊게 관계하고 싶어서 벌이는 일들을 글로 담아 여기에 모아놓았다.   


  물론, 내가 침투하고 싶었던 그들의 인생에 누가 되지 않도록 적당히 픽션을 첨가했다. 또 당신이 보기에 윤리적으로 이건 좀 아닌데? 싶은 부분은 픽션이다. 반드시 그렇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