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아침이야

05/29

by 이브의 설렘




벌써 다음날 아침이야.





나는 좋은 아침인데


너는 어떨지 모르겠다




아마 쿨쿨 자다가 해가 위로 다 올라있을 즘 일어나겠지.





무슨 일 있는 건 아니지?


답이 없다고 상처받을 일은 아닌데


걱정되네.


엊그제 밤에 뭔가 등 뒤가 싸했거든


누가 내 차 뒷좌석에라도 숨어있다가 나를 덮칠 것만 같은 느낌에 무서웠어.



그냥 뭐... 걱정된다고






혹시나 너도 이걸 읽는 때가 왔을 때



이미 우리 사이 골이 깊어져 있지는 않았으면 좋겠다.





너한테 다 말은 못하지만


사실 아주 이전 삶들에서부터


너에게 미안한 게 너무 많아



너를 지키고


네 옆에서 함께 성장하고

그렇게 힘껏 살아나가기로 했었는데


그 약속들을 지키질 못했더라고...




약속 이행은 커녕


'그때의 나'들은

너를 사랑한다고 말을 꺼내기조차 하지 못했지.



손을 잡고



거닐고


껴안고


뽀뽀하고


매일 매일 내 맘 그대로

사랑한다고

봐도 봐도 보고 싶다고 표현했어야 했는데...




그러기가 너무 힘들었어


너한테서 사랑을 받기는 커녕 거절당할 거라고


내 멋대로 단정짓고는


내 마음과 정반대로 너를 대했었어



그리고 그때의 행동들을


이번 생에서 너를 만나고서 또 반복했었고...





하마터면 이번에도 또


너를 그런 식으로 상처만 주고 너를 떠날 뻔했네.



기억해내서 다행이야.

진짜 다행이야.




오늘 아침엔


침대 위에 앉아 눈을 감은 채로


그때의 내가 그때의 너에게 하고 싶었던 사과, 말, 행동, 사랑을 숨김없이 다 건네고


너와 못 다 나눈 포옹도 힘주어 하고, 울면서 못 다 나눈 이야기도 다 나누었다?




그러면 되는 거였는데


우리 둘 다 참 겁이 많더라.



지금도 겁이 나는 건 어쩔 수가 없다니.






그런데 말야 나는 이제


그 겁 때문에


숨기고 고함 치고 도망가지 않을래.



너를 사랑할래.


사랑하자고 할래.


사랑을 나누자고 할래.




너도 용기 내준다면


내 삶은 얼마나 꽉 차오르고

온전해질까...





하핫 물론 이게 시작이겠지.


남들처럼 피 터지게 싸우다가


잔뜩 속이 상할지도 몰라.




음... 그런데 나는...



그럴 때 어쩔 줄 모른 채로 미안하다고만 말했다던 널

상상만 해도 정말 귀여워.


사랑스러워서 화가 나다가도 스르륵 가라앉겠지.


화를 낼 시간에


미안해하는 네 손가락을 붙잡고 쓰다듬고 싶을 거야



그러고서

걱정되는 마음에 화를 내려고 했다고


내가 미안하다고


네 마음을 안다고



그치만 우리가 왜 이런 갈등에 처하게 됐는지 얘기를 나눠야 한다고.


나는 이때 감정이 이랬고 이런 걸 바랐기 때문이었다고


너는 어땠는지 말해줄 수 있냐고 답하고 물을 거야.




시간이 필요하다면 얼마든지 그러자고 할 거야


그렇지만 시간이 필요하다고 나랑 떨어져 있을 필요는 없잖아?


난 그건 싫거든.




그러니까 그 일은 네가 준비가 될 때까지 잊어버리고서


너랑 밥도 해먹고


머리도 만져주고


손잡고 집 근처에 있는 공원으로 산책을 하러 나갈 거야


열심히 수다를 떨어야지.



음... 생각만 해도 좋다.





행복이란 게 별 거 없다는 아빠의 말이


이제 좀 이해가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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