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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위씨네 WeeCine May 17. 2018

가족을 위하여

<  대부 PART 1  >  (1972, 알 파치노 주연)

영화 대부의 포스터. 비토 콜레오네 역의 말론 브란도.


가족을 지킨다는 것

 

 “I believe in America” 영화 대부는 아메리칸드림을 꿈꾸며 미국에 온 이탈리아계 미국인의 대사로 시작합니다. 자신에게 기회와 부를 가져다준 미국, 그 사회와 정부를 믿는다는 의미죠. 그러나 그의 대사는 돈 꼴레오네, 마피아의 대부에게 가족을 보호와 복수를 구하는 것으로 이어지는데요. 



대부는 그런 그에게 돈은 고사하고 오직 존경만을 요구하는데, 이 존경을 통해 그들은 가족이 되고 대부는 가족을 보살펴주며 지켜주게 됩니다. 그리고 그러한 부탁은, 그 한 명으로 끝나지 않습니다. 영화의 시작에서는 이러한 첫 장면을 통해 마피아가 국가를 대신해 시민을 보호하는 역할로 그려지게 됩니다.     


꼴레오네 패밀리의 보스 비토 콜레오네의 막내딸 결혼식


사회에 정의를 관철시키며, 시민을 지켜주는 것 같은 꼴레오네 패밀리. 많은 시민들이 대부를 존경하지만, 정작 그 집안의 셋째 아들 마이클은 자신의 집안을 부끄러워합니다. “우리 아버지가 그에게 거절하지 못할 제안을 했지” 마피아의 폭력성을 대표하는 이 대사를 머뭇거리며 말하는 마이클의 모습이, 그가 그의 가족을 부정적으로 바라보고 있음을 보여주죠. 그에게 있어서  폭력으로 가족을 지킨다는 생각은 정의롭지 못한 것입니다. 때문에 마이클에게 정의를 명분으로 무법성과 잔혹성을 숨기지 않는 마피아는, 마땅히 경계해야 할 대상입니다.     


군복을 입은 마이클은 아직 폭력에 물들지 않았다.

 

하지만 마이클의 정의에 대한 가치관은 급박한 상황을 마주하게 되며 흔들리기 시작하는데요. 대부 비토 꼴레오네가 받은 암살 시도가, 마이클을 아버지의 복수를 위한 폭력의 길로 안내하기 때문입니다. 이어서 마이클은 그를 향한 암살 시도로 인해 아내를 잃고, 형마저 암살을 당했다는 소식을 듣자 더 이상 사회와 정부가 자신의 가족을 지킬 수 없다고 여기게 되죠. 그는 스스로의 물리적 폭력만이 가족을 지킬 수 있으리라고 확신하게 된 것입니다. 그리고 이제 마이클은 아픈 아버지와 죽은 그의 형제를 대신해 마피아의 보스가 되어 가족을 지키기로 결정합니다. 누구보다 폭력을 경계하던 마이클에게, 이제 폭력은 가족을 지키는 수단이 된 것이죠.     


마피아가 된 마이클


그러나 가족을 지킨다며 폭력을 행하는 마이클 뒤로, 그의 가족이 이미 파괴되어 있는 모습은 그의 폭력이 의미 있는가에 대한 의문입니다. 마이클은 가족을 위해 폭력을 수단으로 삼았다지만, 실상 그의 가족들은 전부 폭력의 피해자이기 때문인데요. 그의 아내와 친형, 매형 등 많은 이들이 가족을 지킨다는 명목을 가진 폭력의 과정 속에서 모두 죽었습니다. 마이클이 그토록 보호하고자 하는 가족들은, 이미 보호받지 못한 채 폭력과 죽음을 마주해 파괴되어 있는 것이죠. 결국 마이클에게 남은 것은 폭력일 뿐, 가족도 평화도 행복도 존재하지 않는습니다. 폭력은 파괴일 뿐, 아무것도 지켜주지 못했습니다.

     

숙청을 하면서 진행되는 세례식 도중의 장면, 폭력과 평화를 상징하는 장면이 교차하는것을 통해 마이클이 폭력을 정의의 수단으로 사용하게 됨을 암시한다.


이 영화가 만들어진 1972년은 미국의 베트남 전쟁이 한창이었습니다. 미국은 베트남 전쟁이, 그들과 그들의 가족을 보호할 정의로운 일이라고 주장했었죠. 그러나 영화 속 마이클과 같이 전쟁이 사회에 남긴 것은 상처 입은 젊은이들과 피폐해진 그들의 가족뿐이었는데요. 가족을 보호한다는 이름으로 시작한 폭력. 그러나 아무것도 남지 않은 마이클과 베트남 전쟁은, 우리가 진정으로 가족을 지킨다는 것이 무엇인지 다시 한번 생각하게 하며, 폭력이 남기는 것은 무엇인지 상기시켜 줍니다.


베트남 전쟁의 참혹한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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