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기자#저널리즘#위기#생존#코로나
[Prologue]
곧 1년이 다 되어간다. 의도치 않았고, 바라지도 않았지만, 어느새 홀로 남아버렸다. 업으로 글을 쓰기 시작한 지 몇 개월도 채 되지 않았을 무렵부터, 홀로 회사에 남아 하루하루 버티던 것이 어느덧 세 계절을 넘겼다.
그동안은 홀로 남는다는 것에 익숙해지기 위해 애쓰던 나날이었다. 동료가 없다는 것은 생각보다 외롭고, 부담스러웠으며, 큰 불안을 안겼다. 사회생활을 이제 막 시작하던 차에 이런 난리를 겪었으니 어쩌면 당연하기도 하겠다.
어느 정도 익숙해진 뒤로는 누군가 나를 이해해주고 바라봐주길 갈구하던 시간이었다. 뒤늦게 깨달은 스스로의 모습을 돌아보니, 주변이 얼마나 귀찮고 고단했을지 미안해진다.
동시에 결국에는 누구에게도 고민과 아픔을 털어놓을 수 없다는 삶의 냉기가 사무친다. 우리는 살아가면서 끊임없이 타인의 이해와 공감을 바라지만 마음속 깊은 곳에선, 결국 스스로의 구원을 타인에게 바라는 것이 불가하다는 것을 어렴풋이 느끼곤 한다.
그래서 나는 오늘을 글로 남기기로 했다.
누군가 나의 고민을 해결해주길 기대하지 않는다. 나의 힘듦 역시 이해해주길 바라지 않는다. 그저 담담히 써 내려가는 하루의 일기가 쌓여, 언젠가 오늘이 헛되지 않았음을, 흘러가는 지금의 시간이 모여 끝내 내일의 내가 되었음을 증명해주길 바란다.
오늘 내가 쓴 글과, 영화를 보며 느낀 감정과, 치열한 취재 현장과, 나를 지나쳐가는 수많은 사람들. 그 모든 기억을 온전히 남기고자 한다.
내일의 내가 오늘을 마주하며 작은 위로와 이해, 토닥임을 전해주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