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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Lood Aug 31. 2023

J. 로버트 오펜하이머 그리고 루이스 스트로스

놀란이 만든 영화 같지 않았지만 또 놀란이 만든 것 같은 영화여서 좋았던 오펜하이머


저는 사실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과 맞지 않는 편이었는데, 테넷이 엄청난 취향 저격에 맞았으나 이번 오펜하이머에 대한 기대는 사실 없었습니다.

그 이유를 설명하자면.. 뭔가 제 취향에 놀란 영화는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 것 즉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영화만이 제 취향이었기 때문인데요


그 예시로는 인셉션 : 꿈을 설계하고 림보라는 가상의 장치 그리고 꿈을 공유할 수 있는 것 사실 이것은 모두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 것

테넷 : 시간의 역설은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 것

이렇게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 것을 다룬 영화가 흥미도 있고 잘 만든다고 느꼈습니다.


그런 의미로 오펜하이머에 대해 더 기대가 없던 이유는 덩케르크가 너무나도 제 취향이 아니었기 때문인데..

이 부분에 대한 내용은 제가 따로 나중에 정리를 해보겠습니다..


아무튼 이야기를 이어가 보자면 그런 의미로 이번 오펜하이머에 대한 기대가 정말 없었습니다.

어제까지 총 3번의 관람을 거쳤는데

첫 관람에는 사실 흡입력도 있고 연출도 괜찮은 정도로 느꼈는데 음악이나 엔딩 장면에 너무 빠져버려 가지고 이 생각을 좀 정리하고 주변 사람들과 얘기를 나누고자 2번 3번을 더 보며 생각을 정리하고 또 정리했습니다.


그러자 이 영화가 엄청나다는 걸 깨달았습니다.


첫 시작은 오펜하이머로 진행하다가 잠시 스트로스 제독이야기로 빠지는데 영화에선 이걸

1.FISSION

2.FUSION으로 나누게 되는데

저는 이것을 FISSION은 트리니티를 향한 진행

FUSION은 청문회를 다루는 이야기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렇게 트리니티가 완성되고 추후 오펜하이머에 대한 심판으로 이야기 진행이 빠지는 것도 좋은 선택이었다고 생각이 됐고,

그렇게 우리에게 오펜하이머가 어떤 사람인지 잘 보여줬다고 느꼈습니다.


어떠한 미화도 없었고 그를 신격화하지도 않았으며 존재하는 내용 그대로를 깔끔하고 정교하게 보여주며 시간대를 잘 섞어 사건의 흐름을 하나로 만들어 내는 것도 보여주었습니다.


그래서 보고 느낀 점도 사실 오펜하이머라는 사람이 정말 복잡해 보이는 눈빛을 일관적으로 보여주나 단순하며 지극히 평범한 사람이라는 것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영화에서 제일 매력적으로 느껴진 포인트는 오펜하이머와 스트로스의 보이지 않는 투쟁이었다는 것입니다.

두 사람은 사회적으로 대립을 하고 있지만 직접적인 대립장면 없이도 그 청문회의 무게감을 느낄 수 있었고,

오펜하이머라는 애국자도 메카시즘 앞에서는 그저 공산주의자로 몰릴 수 있는 부분도 보여줌으로써 그 시대의 사회를 엿볼 수 있다는 점도 너무 흥미로운 포인트였습니다.


그리고 흑백 사용과 교묘한 플롯을 이용함으로써 스트로스의 자격지심뿐인 감정을 되게 멀게 느껴지도록 연출을 하며,

스트로스는 오펜하이머에게 당한 모욕 그리고 알버트(아인슈타인)가 자신을 무시했다 생각하며 모든 일을 꾸민 것이지만 사실 그건 본인의 자격지심이며 아이젠하워에게 메달을 받은 것으로 본인은 그저 애국자라는 것에 강조를 하는데

진 테드록의 말처럼 이 영화는 복잡해 보이지만 단순한 영화였습니다.


왜냐면 알버트는 스트로스를 무시한 게 아니기 때문인데,

둘의 대화로도 알 수 있듯 과학자들이 예견한 일 우려하던 일이 발생할 수도 있다는 가능성 그것이 생각을 지배하며 못 보고 지나친 것을 스트로스는 오펜하이머가 과학자들에게 자신을 음해한다고 느낍니다.


그 외에도 공개적으로 조롱을 하고 미천한 구두 판매원이라는 말을 하며 스트로스의 콤플렉스를 제대로 자극한 것이었습니다.


이렇게 둘에 대한 사건과 시간대를 교묘하게 섞으며 사실 되게 단순한 감정인데 마치 오펜하이머가 반역행위를 저지른 것처럼 느껴질 수도 있도록 만든 것이 그 편집의 묘미였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엔딩을 보면서 참 많은 생각이 들었던 것이 테넷과 비슷한 느낌의 엔딩 같기도 했지만 이번 오펜하이머는 일단 실화를 기반으로 만든 영화이기 때문에 단순한 엔딩이 아니라 그 시대부터 현재까지도 이어져 오고 있는 핵전쟁에 대한 두려움이 느껴져서

그 당시 과학자들의 숙제가 이제는 전 세계 모든 국민의 두려움 되었다는 점에서 저도 오펜하이머처럼 머릿속이 복잡해지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아직도 그 엔딩 속 오펜하이머의 눈빛에서 빠져나올 수가 없더라고요)


더 쓰고 싶은 말이 많지만 이번엔 단순한 감상문으로 글을 마무리하겠습니다.


정말 많은 생각이 들게 하는 오펜하이머.. 아마도 저의 올해 최고의 영화로 자리를 잡을 듯합니다

(듄 파트 2의 자리였으나 연기가 되면서 1등 확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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