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조금 특별한 클래스 아닌 클래스로 찾아왔다.
벌써 부산에서 위스키 클래스를 시작한지 1년이 되가는데, 매주 한번도 쉬지 않고 총 100가지 이상의 위스키를 소개했다. 클래스를 진행하면서 느꼈던 감정, 사람들은 보통 어떤 위스키를 선호하는지 등 여러 얘기를 나누려한다.
2021년 처음 부산에 내려왔을때, 당시에는 위스키 애호가들이 대부분 4~50대인 경우가 많았다.
아저씨 술, 비싼 술이라는 이미지가 강해서인지 젊은 사람들에게 진입 장벽이 매우 높았으나, 코로나 이후 모든게 바뀌었다. 혼술이라는 개념을 더욱 업그레이드해서 위스키,칵테일,진 등 넓은 분야로 확장시켰다.
이렇게 트렌드가 변함에 따라 좋은 점도 있고, 아쉬운 점이 생겼다고 생각한다.
좋은 점은 다양한 위스키를 맛 볼 수 있다는것이다. 과거에는 스프링뱅크가 어떻게 생겼는지조차 몰랐는데, 요즘은 각종 한정판 및 구하기 어려운 위스키들이 어떤 바에 가도 쉽게 보인다.
선택의 폭이 굉장히 넓어진 느낌.
아쉬운 점은 이러한 뜨거운 관심 때문에 사재기 현상 및 위스키를 좋아해서 산다기보다 이거 유행이라던데 하면서 나이키 신발 가격이 오르듯 위스키의 가격이 오르는것이다.
과거에는 크게 부담되지 않았던 위스키들이 가격이 많이 올라 기존 애호가들에겐 마냥 행복한 상황만은 아니다.
여기까지가 요즘 내가 느낀 위스키 트렌드이고, 이제 클래스를 하면서 느꼈던 부분들을 얘기하려한다.
클래스를 진행하면 크게 3분류의 수강생들로 나뉜다.
위스키에 대해 배우고싶은 열정이 가득한 사람, 위스키 애호가로써 어느정도 지식이 있는 사람, 그냥 친구따라 온 사람.
보통 위스키를 사랑하는 사람이라면 위스키 얘기만으로도 밤을 새울 수 있다. 그래서 열정이 가득한 사람을 만나면 1가지라도 더 맛보여주고싶고, 알려주고 싶은 마음이 드는데 나 또한 그렇다.
그런 수강생 및 손님이 오면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위스키를 나눠주는데 거리낌없이 행동하게 된다. 그래서 여기서 팁을 주자면, 바에 놀러가서 위스키에 대한 질문을 많이하고 열정을 보인다면 매우 많은 정보와 지식 떄로는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위스키 애호가를 접하게되면, 이 안에서도 2가지로 나뉜다. 여러 위스키를 마셔보는 걸 너무 즐거워하며, 위스키에 대해 얘기하는 걸 즐거워하는 유형, 본인의 지식을 뽐내고 바텐더의 지식을 확인하는 질문을 하는 유형이 있다. 물론 바 오너로써, 첫번째 유형을 매우 선호하지만, 두번째도 나쁘지않다고 생각한다.
그들만의 위스키를 즐기는 방식으로 위스키 자체가 주는 특별함이 있으니 존중한다.
마지막으로 친구따라 오는 사람은 보통 2가지의 길을 걷게된다. 위스키 클래스 이후 갑자기 위스키와 사랑에 빠져 애호가의 길로 접어드는 사람, 혹은 위스키는 역시 나와 안맞아 하고 단정해버리는 사람.
본인이 위스키와 안맞는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내 입장에서는 조금 아쉽다. 위스키를 맨 처음 마시면 10명 중 9명은 거부감을 보일 확률이 높다. 우리가 주로 접하는 소주는 16도인데, 무려 3배 가까운 40도의 술을 접하면 당연스레 얼굴이 찌푸러지고, 거부감이 생길 수 있다.
하지만 그 초반의 단계를 넘기면 분명히 위스키에 대한 관심이 생길거라고 확신한다.
클래스를 진행하다보면, 정말 사람마다 선호하는 위스키가 천차만별인 경우가 많다. 그러나 대부분의 사람들을 만족시킨 위스키들이 있는데, 한 번 소개해보려한다.
글렌그란트 12년 - 입문자들에게 추천하면 항상 맛있다고 고르는 위스키, 버번캐스크를 활용해 적당한 바닐라향과 과일향까지 어우러져 가장 기본적인 싱글몰트 위스키가 아닐까 싶다.
라가불린 8년 - 피트 위스키를 처음 맛보여줄때, 탈리스커 10년을 추천해준 경우가 많았다. 그렇게 많은 피트헤이터들을 양성했지만, 추천 피트 위스키를 부드러운 라가불린 8년으로 바꾸고 나서 많은 피트러버들을 양성하게 되었다. 맨 처음 마셔보는 피트 위스키가 매우 중요하다.
우드포드리저브 - 버번위스키는 정말 모아니면 도이다. 특유의 아세톤 향 때문에 입문자들은 그 거부감을 이겨내기 어려워한다. 항상 가성비 좋은 메이커스마크를 추천하는데, 나중에서야 깨닳았다. 조금 더 부드럽고 아세톤향이 덜 치고 올라오는 버번 위스키를 줘야한다는것을... 그 이후로 우드포드리저브를 추천했는데, 버번위스키의 선호도를 매우 높이게 되엇다.
카발란 비노바리끄 솔리스트 - 입문자,위스키를 어느정도 마셔본 사람들에게 추천해줬을때 항상 100%의 만족도를 보여준 위스키이다. 60도라는 높은 도수에도 전혀 거부감이없고, 와인과 과일의 맛이 부담스럽지 않은 단맛을 느끼게 해서 이 위스키를 추천해주고 다음 위스키를 추천하기가 매우 어렵게 되었다.
나는 술을 잘하는 편이 아니다. 소주도 주량이 반병이고, 혼술도 즐기는 편이 아니었다.
하지만 위스키를 알게되고, 공부하면서 일상에서의 작은 행복 하나가 추가 되었다.
술을 잘 마시지 못하는 사람도 정말 소량의 용량으로도 기분좋게 취할 수 있는 술. 그게 바로 위스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