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문으로 나를 완성하는 2026년 별일있지의 첫 프로젝트
오랜 침묵을 깨고 말을 꺼내는 데는 큰 용기가 필요하다. 정지 상태의 물체를 다시 움직이려 할 때 느끼는 마찰과 비슷한, 마음의 관성을 벗어나기 위해 속으로 '으쌰'하는 계기를 마련해야 했다. 길었던 침묵의 이유를 설명하는 것은 잠시 미루고 마치 아무 일이 없었던 양, 새로운 도전을 소개해본다.
나는 질문받는 일을 좋아한다. 우리는 일상에서 수시로 서로에게 물음표를 건네곤 하는데, 모든 물음표를 내가 사랑하는 것은 아니다. 나 자신을 돌아보거나 나를 발견하게 하는 질문을 편애한다. 언젠가 둘이서 대화를 나누며 받은 수많은 물음표에 답이 될 단어들을 고르고 생각을 벼리다가 문득 적어두었던 '나를 완성한 것은 질문이었어'라는 말은 내가 여러 맥락에서 수도 없이 언급하는 나의 문장이기도 하다.
2026년에 나는 다양한 프로젝트를 진행할 계획이다. 독립출판을 위해 세운 출판사 '별일있지'를 통해 사람들이 보통의 하루를 별일 있는, 새롭고 즐거운 하루로 만들 수 있는 다양한 일들을 꾀하는 중이다.
그중 첫 번째로 선택한 프로젝트는 "별일있는 하루", 매일 새로운 질문으로 나를 알아가는 시간을 더하는 것이다. 다양한 '오늘의 질문' 콘텐츠가 이미 있지만, 조금 더 나를 알아가는 것에 집중할 수 있는 질문을 고민하며 채워가고 있다.
나는 질문을 받고 그에 대해 내 생각을 답하기를 좋아하고, 누군가에게는 스트레스라는 면접 시간도 흥미로운 질문 수집 시간에 불과했다. 면접관으로 면접에 들어가며 약간 알아챘지만, 이번 프로젝트를 통해 확신하게 된 점이 있다면 나는 질문을 던지는 것도 받는 것만큼 좋아하는 사람이었다. 아쉽게도 아직은 많은 사람들에게 닿고 있지 않고, 그들의 답을 직접 들을 기회도 없지만 나 자신을 위해서도 1년은 꾸준히 해볼 작정이다. 늘 시작하는 것보다는 꾸준히 하는 것이 더 대단하다고 여겨왔기에 이 콘텐츠를 완성하고 싶다는 생각도 있고, 또 하나는 나 자신에게 365개의 서로 다른 질문과 함께하는 하루들을 선물하고 싶기 때문이다.
매일 아침에 나와 누군가를 향해서 질문을 던지는 일이 내 하루를 별일 있는 하루로 만들고 있다. 질문이 업로드되는 잠시 동안에 쉽게 답할 수 있는 날도 있지만, 하루가 필요한 질문도 있다. 생각으로 답하기 어려워서 글로 적어보지만, 어떤 표현이 내 마음과 생각을 가장 잘 대변할지 고심하는데 시간이 꽤 걸리는 경우도 있다. 물론 너무 어려워서 회피하고 싶은 질문이 되기를 바라지 않기 때문에, 요일에 따라 질문을 조금씩 달리하고 있다.
이 질문들이 누군가에게 자신을 스스로 더 잘 이해하는 도구가 된다면 좋겠다. 이왕이면 그 답들을 자신만의 표현으로 적어내기를 바라본다.
나를 완성한 것은 질문이었다
꼬박 5년 전, '나를 완성한 것은 질문이었다'라는 글을 브런치에 올렸다. 미션캠프에서 진행한 인터뷰 프로젝트 <당신의 지금>을 소개했는데, 한 달 동안 매일 새로운 질문을 받고 그에 대한 답변을 작성하면 소책자로 인쇄해 주는 프로그램이었다. 나를 이해할 수 있는 거울 같은 질문의 힘을 가장 크게 느꼈던 한 달이었는데, 그로부터 5년 사이에 참 많은 일들이 있었다.
당시에 애정과 만족감으로 소개했던 미션캠프는 2025년 12월에 돌연 파산 신청을 예고하며 서비스를 중단했다. 5년 사이 참 많은 프로그램을 개설하고 운영해 왔던 회사가 하루아침에 문을 닫았다. 이미 결제한 금액을 고스란히 잃게 된 피해자가 쏟아져 나왔고, 프로그램 당 30만 원의 금액으로 수백만 원의 피해를 입은 이들도 적지 않았다. 나 역시 처음으로 피해자가 되어, 경찰에 처음으로 사건을 접수해 보는 생소한 경험까지 했다.
컨셉진과 미션캠프는 내가 앞으로 '별일있지'를 통해 하고 싶은 일과 콘텐츠에 상당한 동기와 영감을 주었던 곳인데, 피해 사실 자체보다 그 점이 아팠다. 하지만 그 사건이 나에게 무언가를 포기하게 하는 피해까지는 주지 않았으면 했고, 사람이나 브랜드를 불신할 이유가 되지 않기를 바랐다. 어쩌면 그 사건이 1월 1일부터 "별일 있는 하루"의 질문을 던지는 힘이 되었을지도 모른다. 새로운 프로젝트와 다양한 시도를 해보겠다는 계획은 있었지만 형식도 시기도 구체적이지 않았는데, 갑자기 어떤 핑계도 대지 않고 시작해야겠다는 홀린듯한 생각에 나의 2026년 1월 1일은 그간의 어떤 새해 첫날보다 특별하고 별스러운 하루였다.
매일 하나의 질문으로 누군가의 삶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면, 그게 단 한 명이거나 아주 미미한 영향일지라도 좋겠다는 바람이 있다. 사실 이미 이 질문들은 나의 매일을 어제와 다른, 별일 있는 하루로 만들어주고 있다.
혹시 비슷한 하루들에 특별한 점을 더하고 싶다면, 나의 지금을 돌아보고 기록하고 싶다면, 질문받는 즐거움을 가볍게 느끼고 싶다면 '별일있지'의 인스타그램 @starishpress와 함께해 주시기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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