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인 연재글 (2018)
미투 운동을 지켜보며 며칠째 잠을 설친 친구가 힘겹게 말했습니다. “그때 내가 조직에서 미친 사람 취급받더라도 ‘지금 뭐 하는 짓이냐, 이건 성희롱이다’라고 말했어야 했는데, 그걸 못했어. 선배들이 사회생활 처음 하냐며 넘어가라고 하니까, 그래야 하는 줄 알았는데.” 자신이 싸우지 못하고 넘어갔던 시간이 쌓여 지금 젊은 여성들이 고통받고 있다는 자책이었습니다.
집에 돌아오는 길에 몇 가지 질문이 머릿속을 떠나지 않았습니다. 왜 상처받은 사람들이 자신을 괴롭힌 폭력에 맞서 싸우지 못했다는 이유로 괴로워하는지, 왜 피해자들이 사회적 낙인과 2차 피해의 부담까지 감수하며 가장 아픈 기억을 폭로하는 짐을 짊어져야 하는지에 대해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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