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의 피해자들은 이겼다>
용기나 확신이 있어 쓴 책이 아닙니다.
어느 날 돌아보니, 세월호 생존학생과 천안함 생존장병의 트라우마 연구를 모두 책임을 맡아 진행을 하고 있었습니다. 정치인들은 좌와 우, 진보와 보수로 나뉘어 두 사건을 각기 자기 진영의 이득을 위해 활용하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생존자들을 만나 그들의 삶을 기록했던 제게는 두 사건은 모두 서해바다에서 동료를 잃고 트라우마와 함께 살아가야했던 사람들의 이야기였습니다.
비명조차 지르지 못하고 견뎌온 그들의 고통에 귀를 기울이면 우리가 누구인지 보다 아프고 정확하게 알 수 있을 것 같았습니다. 그렇게 제게 다가온 그 이야기들에게서 도망치지 못해서 시작했고, 깊은 바닷속에서 포복하듯 꾸역꾸역 완성한 책입니다.
모두를 불편하게 만들 수 있는 이야기지만, 그래도 해야 하는 이야기 중 제가 할 수 있는 것들을 가장 나은 방식으로 해보려 안간힘을 썼습니다.
고통스럽겠지만, 읽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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