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를 소개합니다 - 아빠 생각
2015년 8월 20일
* 비가 온다.
갓 스물이 되었던 1997년 어머니께서 마산 시내에서 커피숍을 운영하셨다.
2층에 위치한 커피숍의 한 면이 통유리로 되어 있어 비가 오는 날은 창을 때리던 빗소리를 들으며,
마산 시내를 둥둥 떠 다니던 수많은 우산을 바라보곤 했었다.
매장 안을 채우던 유행가, 손님들의 대화 소리, 손안에 든 따뜻한 커피, 그리고 소란스럽지 않은 빗소리
왠지 모든 것이 여유롭게 느껴지고 기분 좋았던 순간으로 나는 기억한다.
그로부터 시간이 많이 흘렀다. 강산이 두 번은 바뀔 만한 시간이 지난 지금도
비 오는 날에는 창이 큰 커피숍에 앉아서 창 밖을 바라보면 기분이 좋다.
갓 스무 살에 느꼈던 왠지 모를 여유로움 보다는
반복적인 일상에서 잠시 벗어나 있다는 이유 있는 여유로움 때문이리라 생각한다.
아빠가 2015년 8월 어딘가에 남겨놓았던 글
2025년 5월 16일
* 비가 온다.
다소 소란스럽게 창을 때리는 빗소리에
브런치 스토리에 올리려고 정리해 놓았던 글이 생각났다.
요즘은 커피숍을 잘 가지 않는다.
비가 오는 날에는 외출도 잘하지 않는 것 같다.
하지만 비 오는 날 큰 창 앞에 앉아서 창을 때리는 빗소리는 듣고 싶다.
오늘 그럴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