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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여톨 Feb 16. 2017

영어에 대한 단상 꾸러미

영어에 대해 이것저것 생각하게 된 캐나다살이


영어 잘하는 사람은 얼마나 더 많아지려나


먼훗날, 적어도 50년이 흐른 후 한국도 싱가폴이나 필리핀처럼 영어를 쓰는 게 익숙한 환경이 되지 않겠어? 하는 선생님의 질문에, 아니 이게 무슨 질문 같지도 않은 질문이란 말인가? 현재 교육 방식과 시험 방식으로는 향후 100년 내에는 그렇게 될 일이 절대 절대 없을 거라고 되받아쳤지만 몇 마디 더 오가다 결국 논리 싸움에서 지고 말았다. 나처럼 영어의 중요성을 느끼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고 그러면 자연히 아이들에게 더 효율적으로 영어공부를 시킬 테고, 그러다 보면 적어도 한국에서 영어를 쓰는 것이 익숙해지진 않더라도, 한국에 영어를 잘하는 사람이 대다수가 되는 건 자명하겠지. 나와 내 친구만 해도 먼훗날의 우리 아이는 초등학교 때 1년 정도 무조건 해외로 보내겠다고 이야기하곤 한다. 그렇게 되면 나보단 내 자식이, 내 친구보단 내 친구의 자식이, 나와 내 친구의 자식보다는 그들의 자식이 영어를 조금씩 더 잘하게 되겠지.



네이티브 스피커에게 내 영어는 어떤 느낌일까


이따금 내가 쓰고 있는 문법을 파괴한 영어 표현이 네이티브 스피커에게 어떻게 들리는지 너무 궁금할 때가 있다. 그럴 때면 정반대로 인스타에서 한국어 공부를 하는 외국인들의 계정을 염탐한다. 몇 년 이상 공부해서 꽤나 잘하고 열정이 있는 사람인데도 불구하고 문장 전반에 어쩔 수 없는 어설픔이 묻어난다. 그 문화권 사람이 되어 맥락을 읽을 수 있지 않는 이상은 절대 알 수 없는 것들. 한편으론 이런 걸 보면서 그들의 글을 교정해주고 싶은 마음이 무럭무럭 생긴다. 그런 일을 하면 잘할 수 있을 것 같다. 내가 네이티브 스피커의 도움을 간절히 필요로 는 것처럼 그들도 그렇지 않을까. 간섭을 할까 말까 고민한다. 괜스레 내가 잘 아는 분야를 효과적으로 설명할 수 있는 일을 하면 보람이 흘러넘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쓸데 없이 해 본다. 그와 별개로 늘어야 하는 나의 영어는 아직도 답보 상태. 게다가 언제부턴가 한글로 글을 쓸 때 내가 번역체(?)를 사용하는 것 같은 느낌이 든다. '그렇게 함으로써, 행위를 받는, 만일 그런다면, 취하는' 등등. 이게 긍정적인 변화의 신호일까. 끔찍하게도 그게 아니라면 영어도 잘 못하는데 이제 모국어까지 잘 못하게 되는 건가.



ESL이 곧 산업?


날씨 좋은 날 혼자 멀리 산책로를 향해 걸어간 적이 있다. 몇 블록 가다보니 유학원이 보이고 몇 블록 가다보니 어학원 건물이 보였다. 그렇다. 한국 뿐만 아니라 전세계 각지에서 오로지 영어를 공부하기 위해 이곳에 모이는 학생들이 정말 많다. 영어권 국가에서는 영어 교육이 많은 사람들을 고용하게 하고 경제에 큰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산업이다. 단순히 교육의 측면이 아니라 산업적인 측면에서 다시 바라보게 되는 ESL 시장. 스위스에 갔을 때 그 나라가 물려받은 자연 환경을 보며 여긴 관광산업으로 돈을 벌 수밖에 없겠구나 하고 느꼈던 때처럼 그와 비슷한 부러운 마음이 들었다.



방법만 백만 가지


그리 길지 않은 시간을 보냈지만 나는 새로운 영어 방법에 눈을 뜨게 되어 매번 신선한 느낌을 받는다. 이곳에서 내가 접하게 된 것들만 따져 봐도 정말 다양한 공부 방법이 있다. 단순히 학원에 가고 그 나라에서 즐기고 어울리며 배우는 것 뿐만이 아니라, 실은 학원에서도 선택할 수 있는 수업의 방식이 정말 다양하다. 그외에도 유료로 혹은 무료로 참여할 수 있는 클럽이 있고, 이곳에도 용돈벌이를 하려는 대학생들이나 세계 각지에서 이미 ESL 수업을 하다 본국으로 돌아온 이들이 튜터가 되기를 원하고 있으니 서로의 니즈가 딱 맞아떨어지는 지점이 분명히 있는 것이다. 게다가 요즘 전화영어는 다른 학생, 선생님과 함께 3-4명이 전화로 토론을 할 수 있도록 하는 그룹 수업까지 제공한다. 사실 이건 장소의 문제는 아니다. 내가 그동안 관심을 갖지 않은 분야였을 뿐. 정보의 홍수 속에서 공부 방법을 찾으려면 얼마든지 찾을 수 있다. 이제 나와 같은 사람은 그 홍수 속에서 갈피를 잡느냐 마느냐 꾸준히 밀고 나가느냐 마느냐가 중요한데.................. 만약 내가 그 부분까지 마스터를 하게 되면 영어학습 도우미 역할을 하는 1인기업을 만들어도 되지 않을까...하는 뻘 상상을 해 보며... 다이어트처럼 공부도 내일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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