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동아줄

하늘에도 길이 있다면

일곱째 날(5/27)

by 하얀
P1110808.JPG 총총. 총총. 당당하게 걷기~~~.
P1110796.JPG 흔한 횡단보도 화단의 풍경.
P1110801.JPG 더 흔했던 도보 쪽 화단.
P1110837.JPG 이날 나에게 하늘을 보게 해 준 고마운 새님.

이날은 장을 보고, 동네 탐방도 할 겸 '이마트'를 걸어가기로 했다. 다음 지도 앱에 의하면 묵고 있는 숙소로부터 걸어서 30분 정도 떨어진 거리에 있다는 마트. 하지만 설렁설렁 걷고, 사진 찍으며 걸어서 정확한 시간을 잴 순 없었다. 다만 이날 총 12352 걸음을 걸었다고 하니 시간상으론 왕복 1시간이 조금 더 걸린 거 같다고 짐작할 뿐.


그나저나 이날은 뭔가 베스트 컷을 뽑아 보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 솔직히 특별할 것은 없을 거란 생각이 컸는지 모른다. 그래서 '작은 것의 미학'이란 주제를 떠올리며 예를 들면 길가에 핀 꽃이나 총총 걸음을 재촉하는 새들, 예쁘고 깔끔한 건물들에 주목하며 셔터를 눌러댔다.


그러다 문득 뭔가 땅만 보면서 걸었다는 걸 알게 된 건 장을 보고 다시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전깃줄 위에 앉은 '새'를 찍다가였다. 새를 찍다 보니 하늘을 보았고, 그러다 비행기가 날며 하늘에 새긴 자국을 보았다. 참 예뻤다. 그러다 하늘에도 우리에게 주어지는 길이 있다면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다면 길도 덜 막히고(하늘을 나는 자동차), 일자리도 더 많아지고, 놀러 갈 곳도 숨을 곳도 더 많아질 수 있을까. 한마디로 지금보다 더 윤택한 삶이 가능해질까. 글쎄다.


이런저런 생각을 하며, 숙소에 짐을 풀어놓고 숙소 앞바다를 다시 찾았던 거 같다. 종일 땅만 보며 걸었던 거 같은데 이제는 다시 하늘만 보게 됐다. 하늘은 특별한 게 없어도 예뻤다. 꽃 한 송이 피지 않아도. 왜일까.


이날의 베스트 컷.

P1110821.JPG 온통 하늘색이던 하늘과 바다. 그 오묘한 경계를 바라보니 '도대체 하늘색이 몇 개인 거야'란 탄성이 절로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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