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여덟번째날(6/7)
귀염 뽀짝 짝꿍이 이곳을 찾았을 때 '풀 베는 냄새'에 대해 말했다. 이거 풀 벤 냄새라고. 나는 그걸 어떻게 아냐고 묻고, 짝꿍은 그걸 모르냐고 그랬던가(아닌가 이건 지넨가. 어떻게 지네를 한 번도 못 봤냐고. 지네는 나중에 번외로 쓸 예정이다. 지금은 너무 무서워). 그런데 실제로 조금 걸어가 보니 풀 벤 흔적이 곳곳에 있었다. 그즈음부터 제주는 계속 풀 제거에 한창이다. 아하, 생각해보니 주말이었던가. 며칠 전에 창문을 열면 바로 코앞에 있는 감귤밭에 농약을 주고 있기도 했다(달인의 모습이었다).
숙소 사장님도 풀베기에 나선 듯했다. 숙소 지킴이 개 '재인이' 쪽 풀을 베고 있는 걸 봤는데, 뒤이어 나중엔 숙소 입구 쪽에 잘 베어진 풀들이 누워있었다. 그렇담 나도 털갈이라도 해야 되는 거 아닐까, 하는 드립은 너무 그렇구나....
저 풀들이 제거되고, 더 무성한 풀들이 쑥쑥 자라겠지. 쑥쑥. 사람 마음에도 새살이 솔솔 돋았으면 하는 생각이 들었던 날. 제일 좋아한다고 해놓고 뭐라 그러고 나는 진짜 바멍인가 보다. 내 짝꿍도 바멍이고. 헤헤.
그건 그렇고 지네는 젖은 낙엽 밑을 좋아한다고 한다. 흐흐흐. 무서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