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박구리 가족들♥
어라? 직박구린가?(꿈뻑 꿈뻑) 다른 샌가?(꿈뻑 꿈뻑) 직박구리 새낀가???!!!(유레카)하고, 처음 본 직박구리 새끼를 맞이했다(반가워 귀요미들아). 아기 직박구리가 찾아온 것이다. 집에 먹이를 먹으러 오는 새 중에 직박구리가 있다. 혼자 오는 녀석과 늘 둘이 오는 녀석들. 언젠가 늘 둘이 오던 녀석들이 잘 보이지 않아 한동안 마음이 쓰였다(그것은 직박구리가 공중전을 펼치며 부부싸움을 하는 모습을 봤던 것도 한몫했다. 싸우지 마렴). 그러다 집 앞에서 놀고 있는 직박구리들을 보면서 잘 지내는구나, 안심하곤 했는데. 아기를 낳았을 거라곤 생각도 못 했다.
한 마리 옆에 또 한 마리가 있었고. 아기 직박구리만 보이다가 어른 직박구리가 그 옆에 있고, 어느새 아기 외에도 부모가 총출동해 '가족'끼리 모여있는 것을 보기도 했다. 이게 20일에 있었던 일이다. 그 뒤론 아기 직박구리만 두 마리가 동시에 모이 그릇 앞에 앉아 밥 먹는 것을 보았다. 보통 성인 직박구리는 한 마리씩 번갈아 가면서 먹이를 먹는데, 아마 아기라서 경계심이 덜한 탓이지 않을까 싶었다. 그래도 한 마리는 곧 날아가고 한 마리는 몇 십분 동안 앉아서 입을 벌리고 있었다.
첫날엔 먹이를 주기 위해 방충망을 열어도 날아가지 않던 아기 직박구리들이었는데, 둘째 날엔 창문을 열지 않아도 시야에 내가 나타나자 금방 근처 나뭇가지로 자리를 피했다. 그리고 오늘 셋째 날엔 나를 보자마자 멀리 날아갔다... 또르르. 금방 야생성이 길러지는 건지 엄마 아빠가 알려준 건지, 조금 섭섭하긴 해도 뭐 새들한테는 좋은 거일 테니, 하며 쿨한 척을 해본다.
20일에 직박구리 먹이로 복숭아를 처음 줘봤다. 아기들을 처음 보게 된 데 기여한 복숭아. 먹이통을 계속 채워놔도 금세 비어버리는 탓에 창밖을 보다가 귀요미 직박구리를 처음 본 것인데, 아마 전부터 왔을지도 모른다. 오늘(22일)은 건포도를 저녁 늦게 내어놨는데 아직 그릇을 다 비우진 않았다. 잘 먹어야 할 텐데... 1kg이나 질러버린 건포도. 아기 직박구리가 먹기엔 딱 좋은 크기 일지 모르겠으나 어른 직박구리들은 먹을 수 있을지 모르겠다. 긴 부리 탓에 작은 먹이는 계속 놓치는 걸 자주 목격한 탓이다. 흠. 먹이 크기 조절하는 게 생각보다 어려운 것 같다. 그나저나 직박구리들아 하나에서 둘, 넷이 된 걸 축하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