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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하얀자작 김준식 Jun 24. 2024

인플레이션이 집값에 미치는 영향

돈 세상 사람 세상

COVID-19 팬데믹이 진정되기 시작한 2021년 이후 물가는 빠르게 상승하였다. 이처럼 빠른 물가상승은 비단 한국만이 아니라 전세계 어느나라에서나 지난 10여 년간 경험해보지 못한 것이었다. 이러한 인플레이션은 팬데믹 이전부터 기간에 각국이 살포한 유동성에서 비롯하기도 했으나 이 기간에 일어난 공급망 붕괴와 미국ᆞ중국 간의 디커플링(decoupling)에 의한 교역물가 상승 때문이기도 하다.
 각국은 인플레이션을 지정시키기 위하여 금리를 짧은 기간에 무서운 속도로 올렸다. 미국 FED 금리가 2022년2월 0.00∼0.25%에서 2023년7월 5.00∼5.25%로 오른 후 지금까지 그대로이다. 한국은행 기준금리도 2021년8월 0.5%에서 2023년1월 3.5%까지 오른 후 아직까지 변함이 없다.


인플레이션이 어떻게 집값을 올리나?


인플레이션은 크게 두 가지 경로를 통해 집값에 영향을 준다.
 먼저 과도한 인플레이션이 계속되면 각국의 중앙은행이 시중금리를 높여 소비수요를 위축시키려 한다. 대부분의 수요자는 차입금을 끼고 주택을 매수하려 하므로 금리가 오르면 주택구매능력이 위축된다. 또한 소득보다 물가가 빠르게 늘어 가계 흑자액을 줄이거나 적자로 바꾸어 주택의 유효수요를 줄이는 데 가담한다.
 한편 인플레이션은 건축비 상승을 불러와 집값의 상승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이는 토지비가 쉽게 낮아지지 않는다(하방경직적)는 전제 아래서 집값 상승의 직접적 원인이 된다.

단기적으로 수요 위축, 가격 하락


2022년 하반기에 보았듯이 인플레이션을 진정시키기 위해 급격한 금리인상이 나타나자 집값이 급격히 하락했다. 처움에는 단기간에 기준금리 급등이 사람들에게 충격을 준 것이 주택 수요를 위축시킨 계기였다. 이후 신규취급 주택담보대출의 금리가 오르면서 상당 기간 유효수요를 위축시켰다. 결국 이에 따라 전국적으로 집값이 급락했다. 이후 서울에서 고가주택을 위주로 하락폭을 만회했지만, 그 밖의 지역은 아직도 침체를 벗어나지 못한 상태이다. 그나마 이 정도에서 버티는 것은 2023년 초 특례보금자리론과 2024년 초에 신생아특례대출 등 정책자금 지원이 있었기 때문이다.


장기적으로 가격 상승으로 이어질 듯


한편 고금리와 수요 위축은 주택건설업계나 관련 금융기관에 엄청난 충격을 가했다. 지방에 주택을 건설하거나 수익용부동산을 건설하는 개발사업의 경우 수요가 사라지고 차입금리까지 대폭 올라 개발자금(PF)을 조달하지 못하는 위기에 빠졌다. 2022년 말에 노출된 PF위기는 당국의 엄청난 노력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해결의 실마리를 제대로 찾지 못하고 있다. 이 같은 주택건설산업의 난맥상은 앞으로 몇 년 동안 신규주택의 공급을 위축시키면서 집값 상승을 부추킬 것으로 보인다.
 한편 물가 상승은 결국 명목임금의 상승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역사적으로 볼 때 명목임금 상승률은 장기적으로 물가상승률과 비슷하거나 오히려 높다. 다시 말하면 명목임금 상승분이 같은 기간의 가격 상승이나 이자 증가를 상쇄하거나 능가하여 주택에 대한 유효수요가 회복되는 것으로 연결될 것이다. 유효수요의 증가는 신규주택 공급 부족을 빌미 삼아 집값 상승으로 이어질 것이다. 물론 해당 지역에서 가파른 경제 위축이나 인구 감소가 일어나지 않을 것을 전제로 하는 예상이다.


과도했던 주택구입 부담도 차차 완화될 듯


주택시장에서는 공급보다는 수요가 가격을 결정한다. 절대량이 변하기 어려운 땅 위에 집을 짓는 것이므로 수요의 변동이 집값을 움직이는 절대적 요인이라 해도 큰 무리가 없다. 부분적으로 용적률 규제 완화, 도시 밖 택지 개발 등으로 다소 토지 공급을 늘일 수도 있지만, 가격 변동에 따른 주택 공급의 대응성이 수요 쪽에 비해 매우 비탄력적이라는 점은 틀림없다.

따라서 크게 볼 때 집값은 소득에 비례하여 결정된다. 가격이 낮은 집부터 호화 고가주택까지 다양한 집들은 그것들에 대응하는 저소득 가구부터 초고소득 가구와 매칭되어 수요된다. 여기에서 중위가격 주택과 중위소득 가구를 비교하여 집값과 소득과의 괴리를 관찰하는 것이 시장 상황을 파악하는 데 유용한 것으로 여겨진다. 대표적인 것이 PIR(주택가격-연간가구소득 비율)(1)과 HAI(주택구입부담지수)이다. 여기에서는 한국주택금융공사가 발표하는 K-HAI(2)를 이용하여 장단기 집값의 향방을 짐작해보기로 하자. 이 기관은 2004년1분기 이후 분기별로 주택구입부담지수 통계를 작성하고 있다.
 전국적으로 볼 때 주택구입부담지수가 2004∼2023년에 평균 63.9여서, 중위소득자가 중위가격의 주택을 사는 것에 큰 부담이 없다는 뜻이다. 중간에 83.5까지 높아진 적이 있으나 한계치인 100.0에 크게 못 미친다. 광역시ᆞ도별로 보면 전국 평균에 비해 현격히 높은 지수를 보인 곳은 서울, 세종, 경기도이며, 나머지 지역은 전국 평균과 비슷하거나 그에 못 미친다.(3)
 특히 서울의 K-HAI는 그 기간 중에 상승과 하강을 거듭했는데, 최저치가 2013년 90.1, 최고치는 2021년 199.2에 이르렀다. 이후 하강하기 시작하여 2023년4분기에 156.0이다. 과거 변동 모습에 비추어 앞으로 전 기간 평균(132.1) 또는 그 아래로 밀려 내려올 가능성이 크다. 

 이를 해석해 볼 때, 빠른 집값 상승으로 높아졌던 주택구입 부담이 몇년 간의 집값 하락으로 이미 낮아지고 있지만, 앞으로는 인플레이션에 따른 인건비 상승에 따라 명목 가계소득이 높아지면서 주택구입 부담이 좀 더 빠르게 완화되리라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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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KB부동산’이 발표해오던 PIR 통계가 얼마 전에 모수(母數)를 주택대출 대상자로 대상으로 범위를 좁히는 변화가 있어서, 그 시계열 자료의 유용성이 높지 않다.
 (2) 월 단위의 대출상환가능소득/중간가구소득 X 100 ; 산출치가 높을수록 주택구입에 따른 부담이 커진다.
 (3) https://houstat.hf.go.kr/research/portal/theme/indexStatPage.do#none를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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