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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하얀자작 김준식 Jul 28. 2024

비례율_2) 사업손익 분담의 파라미터

조합원 입장에서 재건축 따져보기

재건축분담금이 크게 올라 조합원들이 충격을 받고 있다. 그동안 사업성이 좋았던 저층 아파트 재건축이 대부분 마무리된 뒤 이제는 중층 아파트 재건축으로 옮겨 가면서 사업성이 구조적으로 나빠진 데다, 인건비와 자재비까지 높아져 사업이 제대로 진행되기 힘든 상황에 빠졌다. 이 와중에도 개별 조합원들은 재건축사업이 어떠한 상황에 처했는지, 내부적으로는 어떠한 난제를 안고 있는지를 제대로 알기가 어렵다. 조합은 혹시 사업에 차질이 생길까 염려하여 조합원들에게 내막을 제대로 알려주지 않는다. 

그나마 공개되는 용어나 지표도 일상에서 접하는 것들과 달라 매우 난해하다. 개발시대의 잔재가 남아 있는 갈라파고스적인 관련 법제도 민법ᆞ상법과 어울리지 않아 일반인의 상식 범위를 벗어난다. 앞에서 재생사업을 끌어가는 지방정부나 조합 집행부 등에는 유리하게 작용하기도 하지만, 개별 조합원의 목소리는 가볍게 무시된다. 알고 보면 문제가 심각하다.

이에 나는 재건축에서 통용되는 사업체계와 용어를 상식으로 풀어, 개별 조합원들이 재건축을 제대로 판단하는 데 도움을 주고자 한다. ‘조합원 입장에서 재건축 따져보기’를 연재한다.

앞선 글 ‘비례율_1’에서 설명했듯이 비례율은 재건축사업 전체의 수익성, 즉 사업성을 설명하는 지표가 될 수 있다. 비례율(%)은 자본이익률(이익 또는 손실)에 100을 더한 값과 같기 때문이다. 이와 별도로 개별 종전자산가액에 비례율을 적용하여 개별 조합원의 권리가액을 산정한다는 것도 앞선 글 ‘조합원분담금’에서 소개하였다.


재건축사업 손익을 비례율로 개별 종전자산에 배분


권리가액은 종전자산의 가액에 재건축사업의 손익을 반영하여 조정한 금액으로써, 개별 조합원이 종후 아파트 분양받을 때 분양가격과 권리가격을 대비하여 분담금을 납부하거나 환급금을 돌려받게 된다. 즉 재건축사업을 진행하는 중간 과정에서, 비례율은 사업의 이익 또는 손실을 미리 개별 종전자산가액에 반영하는 파라미터(parameter) 역할을 다.

비례율이 100을 넘는다는 것은 그 재건축사업의 자본이익률이 흑자를 보인다는 의미이다. 이에 비하여 비례율이 100에 못 미치는 경우는 자본이익률이 적자로써, 사업추진 과정에서 자본(종전자산) 잠식이 발생한다는 뜻이다.
 이 같은 사업 성과의 분담은 조합의 종전자산가액 총액에서 개별 종전자산가액이 차지하는 비율만큼 개별 조합원의 권리가액에 영향을 미치게 된다. 예를 들어 비례율이 120%라면 개별 종전자산가액의 20%에 상당하는 사업이익만큼 커진 권리가액을 가지고 환급금을 돌려받거나 분담금을 낮출 수 있다. 반대로 비례율이 80%라면 종전자산가액의 20%만큼 줄어든 권리가액 때문에 그 만큼 분담금을 더 부담해야 한다.


100%에서 벗어나는 비례율은 개별 조합원별 부담을 왜곡


앞으로 한 번 더 자세히 설명할 기회가 있겠지만, 모든 종전자산가액에 대해 공평하며 각 조합원들의 부담을 왜곡시키지 않는 비례율은 100%이다. 이 때 종전자산가액을 그대로 권리가액으로 사용하게 되므로 각 조합원의 출자액인 개별 종전자산가액에 대비해 개별 권리가액에 어떠한 괴리도 생기지 않는다.
 그러나 비례율이 100%를 넘게 되면 종전자산가액이 클수록 권리가액이 더욱 커져 큰 평수를 가진 조합원에게 분배금을 상대적으로 많이 돌려주게 된다. 반대로 비례율이 100% 이하이면 이와 반대로 큰 평수를 가진 조합원이 상대적으로 분배금을 적게 받거나 분담금을 더 많이 내게 된다.(1) 따라서 개별분담금의 산정은 미리 비례율이 100%이 되도록 조합원분양가격을 정한 다음에 진행하는 것이 바람직하나, 현실적으로는 실행하기 쉽지 않다.(2) 


종국적으로 총사업비와 분양수익의 차이는 조합원 분담금 또는 환급금으로 해소


재건축사업이 완료되어 청산 단계에 이르면, 조합의 총사업비와 총수익을 일치시켜야 한다. 바꾸어 말하면 재건축사업의 이익은 각 조합원에 환급금(분배금) 배당으로, 손실은 추가분담금 징수로 정리하게 된다.
 한편 비례율은 적극적으로 일반분양수익이나 공공주택매각수익을 늘임으로써 높일 수도 있지만, 소극적으로는 조합원분양 단가를 높여 조합원분양수익을 늘임으로써도 높일 수도 있다. 조합원 분양가격과 비례율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기 때문이다. 다른 수익이 이미 정해져 있는 상황에서 조합원 분양가격을 올리면 비례율이 따라 올라가지만, 반대로 조합원 분양가격을 낮추면 비례율도 이에 따라 낮아지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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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물론 어느 조합원이 중위가액의 종전 아파트를 출자한 후 대신 종후 아파트 중 중위가액 아파트를 분양받을 경우에는, 비례율이 100%를 넘거나 밑돌아도 환급 또는 분담 과정에서 상대적 왜곡이 생기지 않는다. 이는 상위가액 아파트끼리의 치환, 하위가액 아파트끼리의 치환에서도 유사할 것이다.

(2) 재건축사업 손익이 적자로 예상됨에도, 종전가액을 감정가(시세) 수준으로 맞추어 비례율 100%로 사업을 시행하는 경우 사업청산 때  사업적자에 상당하는 추가분담금을 개별 조합원에게서 징수할 수 밖에 없다. 그래서 조합은 어짜피 맞을 매이니 먼저 맞겠다는 선택을 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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