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합원분담금

조합원 입장에서 재건축 따져보기

재건축분담금이 크게 올라 조합원들이 충격을 받고 있다. 그동안 사업성이 좋았던 저층 아파트 재건축이 대부분 마무리된 뒤 이제는 중층 아파트 재건축으로 옮겨 가면서 사업성이 구조적으로 나빠진 데다, 인건비와 자재비까지 높아져 사업이 제대로 진행되기 힘든 상황에 빠졌다. 이 와중에도 개별 조합원들은 재건축사업이 어떠한 상황에 처했는지, 내부적으로는 어떠한 난제를 안고 있는지를 제대로 알기가 어렵다. 조합은 혹시 사업에 차질이 생길까 염려하여 조합원들에게 내막을 제대로 알려주지 않는다. 
 그나마 공개되는 용어나 지표도 일상에서 접하는 것들과 달라 매우 난해하다. 개발시대의 잔재가 남아 있는 갈라파고스적인 관련 법제마저도 민법ᆞ상법 등과 어울리지 않아 일반인의 상식 범위를 벗어난다. 앞에서 재생사업을 끌어가는 지방정부나 조합 집행부 등에는 유리하게 작용하기도 하지만, 개별 조합원의 목소리는 가볍게 무시된다. 알고 보면 문제가 심각하다.
 이에 나는 재건축에서 통용되는 사업 체계와 용어를 상식으로 풀어 보는  ‘조합원 입장에서 재건축 따져보기’를 연재한다. 개별 조합원들이 재건축을 제대로 판단하는 데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

조합원분담금은 명칭에서 재건축부담금(1)과 헛갈리기 쉬우나, 그 내용은 전혀 다르며 조합원의 부담이 된다는 점 빼고는 거의 연관이 없다.

재건축조합의 총사업비(공사비와 기타사업비)를 분양수익(일반분양, 공공주택매각과 조합원분양)으로 충당한 후 부족액이 생길 경우 이를 조합원들이 나누어 부담하게 되는데 이를 ‘분담금’이라 한다. 반대로 오히려 잉여가 생길 경우에는 이익을 조합원들에게 나누어주게 되며, 이를 ‘분배금’ 또는 ‘환급금’이라 한다.(2)

개별 조합원의 분담금은 다음 산식에 따라 산정한다.

즉, 권리가액이란 조합원의 출자액(종전자산평가액)에 조합의 자본이익률(또는 손실률)을 미리 반영한 것이다. 따라서 조합원분담금에는 분양받을 주택(종후자산)과 멸실 주택(종전자산)의 가격 차이와 함께, 조합의 재건축사업 손익이 나뉘어 반영되어 있는 것이다.

여기에서, 개별 조합원분담금(또는 분배금)을 모두 합하면 조합 차원의 사업손익(분양수익-총사업비)과 같아진다.

조합원분담금이 결정되는 흐름을 그림으로 나타내면 다음과 같다.

위 그림에서 눈치챌 수 있는 논리는, 조합원 분양가격을 낮추면 이에 따라 비례율도 낮아지게 되는 것이다. 이는 권리가액을 줄여 마침내 조합원 분담금을 더 내는 결과를 불러오는 것이다. 이것이 앞선 글에서 언급했던 ‘비례율의 마술’이다. 조합원들은 단순히 조합원분양가가 일반분양가보다 낮으면 언뜻 재건축 결실이 괜찮다고 느낄 수도 있다. 그러나 이것은 오해다. 이것에 관해서는 다음 글 ‘조합원의 실질부담’에서 설명하겠다.

한편 사업성이 매우 좋은 사업장일 경우, 쓸데없이 조합원분양가나 비례율을 높게 하여 과도한 환급액을 돌려주는 사태로 이어지는 것도 바람직하지는 않다.(3) 미리 조합원분양가를 충분히 낮추었어야 마땅하다. 심지어 조합 차원의 이익이 크게 달성되었다고 조합장에게 수십억원의 성과급을 주기도 한다. 이러한 현상은 기존 용적률이 매우 낮은 저층아파트 단지의 재건축사업에서 발생한다. 이제 이처럼 사업성이 좋은 아파트 단지는 거의 남아 있지 않으므로 앞으로 이런 상황을 보기 어려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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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재건축부담금’은 재건축초과이익 중 ‘재건축초과이익 환수에 관한 법률’에 따라 국토교통부장관이 부과·징수하는 공적 부담금을 말한다. 여기에서 ‘재건축초과이익’이란 재건축사업에 따른 정상 주택가격 상승분을 초과하는 이익이다.[동법 제2조]
 (2) 그럼에도 모든 조합원에게 재건축 사업진행 단계나 시기마다 조합설립비용, 조합운영비용, 설계비, 공사비 등 여러 사업비를 분담할 의무가 생긴다. 그럼에도 실무적으로 사업비 분담금을 그 때마다 걷지 않고, 관리처분계획 인가 때 종후주택의 조합원분양가격에서 개별 조합원의 권리가액을 차감하여 순(net) ‘조합원분담금’을 부과하거나 '환급금'을 배당한다.

(3) 최종적인 비례율이 100%를 넘을 때, 바꾸어 말해서 재건축조합의 흑자가 발생할 때는 이에 따른 법인세를 납부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