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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하얀자작 김준식 Dec 18. 2022

신뢰 잃은 국가 부동산통계

부동산 시평

2022년12월14일에 IMF가 '아시아-태평양 주택시장 안정 및 구매부담 연구'(Housing Market Stability and Affordability in Asia-Pacific)를 발표하였다. 이 연구에서 쓴 기초자료가 국제결제은행(BIS)의 주택가격 통계인데, 이를 자세히 살펴보니 한국 통계는 정부(한국부동산원) 통계가 아닌 KB부동산통계였다.

 

한나라의 행정은 물론 경제 활동에 있어서 정확한 통계가 매우 중요함은 두말할 필요가 없다. 통계가 흔들리면 나라 사정에 대한 정확한 파악이 곤란하며 이에 대한 정부 정책이나 기업 의사결정이 제대로 이루어질 수 없는 것이다. 흔히 우리가 중국 통계를 믿을 수 없어 투자를 꺼리거나, 폐쇄적인 후진국 진출에 앞서 그나라 통계를 믿을 수 없거나 부족하여 상황 파악에 어려움을 겪기도 한다.

한국의 부동산통계는 공식적으로 한국부동산원이 작성하고 있다. 그런데 가장 긴 역사를 가진 통계는 민간기업인 KB국민은행의 것이다. 이는 과거 한국주택은행이 작성하던 것을 합병후 KB가 이어받아 오고 있는 것이다. 김현미 장관 재임 시절인 2020년 국토교통부는 KB통계를 평가절하하고, 정책 수립의 기초통계(국가승인통계)는 한국부동산원 통계라고 못박았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한국부동산원 통계는 시장 상황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였다. 이에 기초한 대통령과 장관들의 엇나간 주장은 시중에서 웃음거리가 되고 말았으며, 부동산 정책도 엉뚱한 방향으로 헤메고 말았다.
한편 문재인정부 2년차인 2018년 통계청에서 이상한 일이 발생했다. 대통령이 본인이 임명한 통계청장(황수경)을 갑자기 경질한 것이다. 사유는 정부가 역점을 두어 추진한 소득주도성장 정책에 불구하고 가계동향조사 통계에 소득격차가 악화된 것으로 나온 것이다.

국가통계는 정치나 타 행정기관으로부터 독립적으로 조사 작성되어야 한다는 것은 인류 역사를 통해 정립된 원칙이다. 아무리 대통령이라도, 권력기관이라도 이를 무시해서는 안된다. 그리고 민간 통계라도 정부가 작성하는 것보다 뛰어나면 과감히 국가통계로 인정하고 활용하여야 한다. 일례로 미국의 주택가격지수 중 가장 유명한 것이 Case-Shiller 지수인데, 이는 민간에서 작성되고 있지만, FRED(federal reserve economic data)에서 관리하며 미국 정부의 기본통계로 인정받고 있다.

 

요즘 감사원이 문재인정부가 통계를 조작한 의혹을 조사하고 있다는 뉴스가 들린다. 국가통계는 정쟁의 도구가 아니다. 정치인은 이 문제에 관해 절대 관여하지 말아야 한다. 오히려 좌우 진영을 떠나 통계작성 기관의 독립성을 확립시켜 주어야 한다. 그리고 정부기관은 자신들만이 옳다는 아집을 버리고 양질의 민간 통계에도 문호를 열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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