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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하얀자작 김준식 Feb 19. 2023

은마 평당 7,700만원 : 언론의 경솔함

부동산 시평

취재 수준이 낮아진 언론

뉴스나 신문을 접할 때마다 정말로 기자들이 내용을 제대로 모른 채 기사를 쓴다는 느낌을 받을 때가 많다. 언론의 숫자가 적었던 예전에도 그랬지만, 종이나 인터넷 언론이 넘치는 요즘에는 더욱 심해졌다고 본다.
 2/16 은마아파트의 일반 분양가가 7,700만원이 될 것이라는 제목을 뽑은 기사가 거의 모든 언론에 실렸다. 마치 머지않아 이 곳의 재건축아파트를 그 가격으로 분양할 것처럼 말이다.
 이 수치는 조합 설립 전에 아파트 소유주들에게 알려야 할 ‘추정분담금 산정’자료에 포함된 것이다. 언론은 이 자료의 외피만 보고 기사를 작성한 것 같다. 게다가 일부 무지한 유튜버들도 따라나서 이 일이 강남 일대 분양가를 견인할 것이라고 떠들고 있다.

은마아파트 재건축의 약점

은마아파트는 현재 용적률이 204%이다. 주변 고층아파트들(건너편 미도아파트 외 여러 곳 179%)에 비해 특이하게 높다. 재건축 때 기부채납해야 할 면적을 빼면 정비계획 상 용적률 250% 내에서(제3종일반주거지역 법정 용적률 상한 300%까지 짓는다 해도) 일반분양 세대수가 매우 적을 수밖에 없다. 한편 자재 값과 차입이자율 급등으로 건축비가 크게 올랐다. 이런 상황 속에 일반 분양가를 시장가 수준으로 맞출 경우 조합원 분양가 또는 분담금은 매우 높아져 소유자들을 만족시키기 어렵다.
 이 아파트는 지금 조합설립추진위원회가 승인된 단계로, 앞으로 재건축조합 설립에 필요한 소유자 동의(75% 이상)를 받아야 하는 과제를 앞두고 있다. 추진위원회가 소유자 동의를 쉽게 받으려면 조합원 부담이 작을 것이라고 설득해야 한다.  앞서 본 우리나라 사상 최고의 분양가(소규모 아파트 제외)는 이러한 어려운 여건 속에서 나온 고육지책의 노출이다.

기자라면 취재 대상의 상황을 제대로 파악하거나 어려울 경우 전문가의 도움을 얻어 실체를 제대로 취재했어야 한다. 그래서 은마 재건축사업의 구조적 어려움을 알려야 했다. 이러한 자극적인 소식을 그대로 전해 주택시장 참여자에게 혼란을 야기하는 일은 자제했어야 한다.

은마아파트의 미래

은마아파트 재건축사업의 앞날이 순탄치 않을 것 같다. 아파트 값이 장기적 하락세에 들어선데다 건축비도 높아져 조합원의 부담을 낮추는 문제를 풀기가 쉽지 않을 것 같다.
 이 아파트의 재건축 논의는 1996년부터 시작되어 올해로 무려 27년이 흘렀음에도 아직 추진위원회 승인 단계에 머물고 있다. 앞으로도 그 진행이 쉽지 않을 것 같아 안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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