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자동차판의 가장 뜨거운 주제는 K5인것같다.
섹시하게 잘빠졌더라. 테일램프의 절취선(?)은 너무 억지스러운 패밀리룩이 아닌가 싶지만.
지극히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기아차 디자인 중 역대 최고라는 말에는 동의하기 힘들것같다.
'구리다' 말고 다른 표현이 힘들었던 기아차의 디자인이 '갖고싶다'가 된 첫 차는 1세대 K5가 가져야 할 것 같으니까. 동네 양아치들과 택시와 랜트카가 망쳐놓은 이미지는 기아의 잘못이 아니다.
최근 몇 년간 기아가 보여준 디자인 행보를 생각해보면, 충분히 보여줄 만 한 실력이었다고 생각한다.
굳이 엄청나게 호들갑 떨지 않아도 이정도의 디자인을 일상처럼 내놓는 회사가 되었다는 뜻이고, 동시에 소비자들의 기대치가 그만큼 올라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이쯤되니, 난 현대자동차가 좀 짜증난다.
최근 몇 년동안 수상했던 그들의 디자인 행보가 '소비자를 이용한 실험이었다.' 라고 밖에 생각되지 않아서.
지금까지 아무도 하지 않은 디자인을 하겠다. 세상에 없던 디자인을 하겠다. 지루함을 반복했던 렉서스와는 다르다. 다양한 세그먼트에서 혁신적인 디자인을 상업적으로 성공시켜내는 진취적인 이미지의 제조사로 거듭나겠다. 대신 거의 독점시장인 자국시장에서. 동시에 거의 대체제가 없는 세그먼트에서.
물론 저 의도가 아니었을 것이라 생각한다. 아니어야만 할 것이다.
당연히 디자인은 주관적인 평가가 지배적인 분야이고. 내취향엔 딱이라는 사람들도 분명히 있을 것이다.
그래, 지금보면 이상해도 십년뒤에 보면 저만한 디자인이 없었다고 재평가 받을 수도 있다. 그래서 역시 큰그림이라며 칭송받을 수도 있다. 하지만 그 방법이 너무 치사하다는 것이다. 꼴사납다는 것이다.
망할 방법이 없던 아반떼와 연달아 반응좋았던 K3 뒤에 슬그머니 삼각형 아반떼.
연식변경만 했던 K5와 앞뒤로 모두 바꿨지만 시원하게 말아먹은 뉴라이즈 다음에 신형 쏘나타.
변화폭이 크지 않았던 K7 페이스리프트 뒤에 풀체인지급 실내디자인을 섞어서 그랜져 페이스리프트.
더 뉴 아반떼 AD, 쏘나타 DN8, 더 뉴 그랜져 IG.
예뻐서 선택한 사람이 몇명이나 될지는 모르겠다. 아반떼라서, 쏘나타라서, 그랜져라서 말고 다른 이유가 또 있으려나 잘 모르겠다. 물론 항상 새로워야만 하는 현대의 입장을 소비자가 완벽하게 이해하기는 힘들겠으나, 하나 확실한건 이건 좀 심했다. 그동안 멋있었고 기대했었는데, 배신감이 크다.
금기시 되었던 삼각형을 디자인에 넣어보겠다니. 최첨단 공법이 들어가서 단차가 거의 없다니. 최근의 트렌드를 반영한 앞뒤를 말아서 하나로 뭉친 디자인이라니. '아,그렇구나.' 가 아니라 핑계처럼 들리는건 진짜 나뿐이란 말인가. 금기를 깨부수고 최첨단 기술과 최신의 트렌드를 갈아넣은 그 괴이한 디자인들을 돈주고 사야하는건 대체제가 없는 자국시장의 소비자들이다. 사람들은 신기하게 생긴 차를 사고 싶었던게 아니라는 말이다. 차를 사야하는데 신기하게 생긴거밖에 없었던거지.
프로토타입에 예쁘게 색칠해서 세상에 내놓는다 한들 사람들은 그것에 공감하지 않는다.
익숙한 물건에 신기한 포장을 씌워 사람들에게 팔아본들 사람들은 제조사에 감동하지 않는다.
조금 더 진지한 완성품을 현대에게 기대해 본다. 열심히 만든 프로토타입 말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