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월, 2023학년도를 마감하느라 숨가쁜 하루들이 많았다.
한 학년도는 2월이 끝이다. 새학기가 3월에 시작하기 때문이다.
많은 마감들 중 그중에도 신경을 많이 써야 하는 마감은 출결마감이다.
보통 규모(36학급정도)의 학교에서 출결마감에 제출되는 서류들을 1년 동안 모으면 라면박스하나는 거뜬하다.
서류가 많다는 것은 누락되거나 수정되어야 할 것들도 많다는 의미다.
누락되지 않도록, 오류가 없도록 꼼꼼하게 살피는데 많은 노력과 시간이 필요하다.
출결은 출석과 결석을 한 단어로 모은 것이다.
학교에 오면 출석, 오지 않으면 결석인데 이걸 처리하는 데에 있어 왜 이렇게 많은 나의 노력과 시간을 필요로 하는지 모르겠다.
이게 다 따뜻한 아이스아메리카노 같은 출석인정결석 때문이다.
출석인정결석은 말 그대로 결석을 하는데 출석이 인정되는 경우를 말한다.
여러 사유 중에 가장 많은 사유는 가족여행과 코로나 또는 독감 등의 전염병이 투톱을 이룬다.
각 사유들에 대한 증빙자료들을 받아 서류로 정리하고 챙기려면 꽤 많은 수고로움이 필요하다.
나는 출결 마감을 하는 나의 수고로움이 아깝다.
출결처리하는 나의 수고로움을 수업준비하는 수고로움으로 옮겨주고 싶다.
장염으로 결석한 A는 병결이다.
근데 가족여행으로 결석한 B는 출석이 인정된다.
감기로 결석한 A는 병결이다.
근데 독감으로 결석한 B는 출석인정된다.
다리를 다쳐 10일 입원한 A는 병결이다.
근데 가족끼리 해외여행 10일 다녀온 B는 출석인정된다.
이 병결들은 모두 학생부 기록에도 남는다.
이 상황들에 "왜?"라고 의문을 가지는 건 나만 그런가?
가족여행 가서 결석하면 그냥 가족여행이라는 사유로 결석하는 게 더 합리적이지 않나?
독감이든 코로나든 교통사고든 아파서 결석하면 병결인 거다.
물론 저 수많은 출석인정결석이 생기는 데에는,
출석 관련서류양식들의 번호가 늘어난 데에는,
다 그만한 이유가 있을 것이다.
그러나 지금의 상황은 이 무수한 출석인정결석들이 너무 난잡하다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다.
그 원래의 의미를 다시 한번 정리하고 짚어보는 시간이 꼭 필요하다.
개인적으로 출결체크가 제발 좀 깔끔하고 단순하면 좋겠다.
학교 오면 출석, 안 오면 결석.
얼마나 좋아.
보호자들이 이해하기도 얼마나 편해.
출석에 대한 안내를 1년 내내하는 것 같거든.
아, 생각만 해도 속이 시원해서 짜릿할 지경이다.
그냥 결석은 결석으로 하자, 제발.
따뜻한 아이스아메리카노 같은 소리 하지 말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