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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백승주 Oct 16. 2023

밤에 도서관이 열린다면

작은도서관 도비의 짧은 업무일지

한여름밤의 도서관에 찾아 온 어린 이용자들

가을이 무르익고 있습니다. 바야흐로 축제의 계절이네요.

잔디광장에선 행사 마이크 소리가 웅웅거리고, 화장실 이용하려는 사람들때문에 도서관 자동문이 제일 바쁘죠^^.


저희 도서관은 오후 5시면 문을 닫습니다.

해가 길어지는 계절이 시작되면 일찍 문 닫는 걸 아쉬워하는 이용자들이 특히 많지요.

그래서, 지난 여름엔 특별한 이벤트를 기획해 봤습니다.

방학 기간 중 짧은 독후감을 많이 써낸 초등학생 이용자들만 초청해서 폐관 시간 이후 9시까지 도서관에서 책을 볼 수 있게 했습니다.

만화 영화도 틀고, 콜팝도 제공했죠.

한쪽엔 젠가 게임과 오르골 만들기 코너도 만들었더니 너무 좋아하더군요.

최고 인기는 임시로 설치한 해먹이었습니다.

자기들끼리 알아서 사용 순서도 정하고 잘 놀더군요.

일년에 단 하루, '한 여름밤의 도서관'.

준비는 다소 힘들었지만 보람은 최고였습니다.

그날 저녁의 기분좋게 들뜬 분위기가 오래 기억될 것 같습니다.


바깥의 소란을 피해 도서관에 앉아 책을 앞에 두고 있으면 이런 생각이 듭니다. '이것이 나의 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이구나.'. 도서관에 가는 날, 도비는 행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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