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은퇴한 트레이너 Dec 29. 2020

이 나라의 교육은 3류, 교육 정책은 쓰레기다

공교육, 사교육, 가정교육


지덕체를 두루 갖춘 창의적 인재를 육성하기 위해 국가 교육정책은 어떤 길을 걷고 있는가?


내가 트레이너를 하고 있을 때 있었던 일이다. 함께 일을 하던 트레이너 중에 이대를 졸업한 동료가 있었다. 어느 날 그녀가 모교에 일이 있어서 집회하러 간다고 하였다. 이대에서 사이버대학을 출범하는데 기존 재학생이나 졸업생과 동등한 졸업장을 준다고 해서 그것을 막기 위해 집회가 있어서 간다고 했다. 재학생과 졸업생 입장에서는 사이버대학생과의 차별성 없는 졸업장이 싫었던 것이다. 그 일이 있고 얼마 지나서 정유라 입시비리가 터졌다.


내가 졸업을 하고 트레이너로 열심히 일을 하고 있으면서도, 졸업한 대학에서 일 년에 두 번씩 전화가 왔다. 4대 보험이 적용되는 직업을 하고 있는지 확인하는 전화다. 졸업생이 4대 보험을 적용받아야 취업이 인정돼서 정부에서 지원금이 나온다는 것이다. 하지만 대부분의 트레이너는 개인사업자로 등록이 돼서 3.3% 원천징수만 한다.


이런 쓰레기 같은 정책 덕분에 내가 부전공으로 하려고 했던 차학과도 얼마 지나지 않아 사라졌다. 대부분의 대학에서는 취업이 되지 않는 특색 있는 학과들이 하나둘씩 사라지기 시작하고, 지금은 어느 대학이나 비슷한 학과만이 남아있다.


그 정책에 가장 직격타를 맞은 곳이 바로 이대다. 이대는 지금은 어떨지 모르지만 예전에는 부유한 집안의 자녀가 많이 다니는 학교였다. 그 졸업생들은 잘 취업을 하지 않는다. 그리고 여성들은 결혼을 하면 상당수가 직업을 잃었고, 취집이라는 말이 유행하면서 취업은 점점 더 어려워져 갔다.


그리고 이대는 강세를 보이는 특색 있는 학과들이 몇 개 있는데 대부분 어느 공방의 문하생으로 들어가거나, 연습생으로 들어가는 도제 관계를 형성해야 하는 학과라서 취업에 집계가 되지 않았다. 지금은 인턴으로 최저임금을 보장받도록 법적인 제도가 뒷받침된다고 하지만 사각지대는 어디에나 존재할 수밖에 없다.


그래서 이대 총장은 생존을 위해 그런 결정들을 할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물론 그 일들을 정당화할 수는 없지만 국가 정책이  이대를 벼랑 끝으로 내몬 것임은 부정할 수 없을 것이다. 이런 교육 정책이 어떻게 창의적 인재를 육성하고, 국제사회에서 어떤 경쟁력을 가질지 모르겠다.




이 나라의 학부모 중에서 교육에 병적으로 집착하는 대부분은 부를 얻기 위해서다. 좋은 학벌과 직업을 가장 효율적인 길로 빠르게 도달하기 위해 어려서부터 주입식 교육에 들어간다. 온실 속에서 좋은 영양분을 받아먹기만 하고 자란 아이들은 빠르게 성장하여 최상의 상품성을 지닌 존재로 익어간다.


식재료는 자연방목 유기농, 자연산이 좋다는 것을 알면서 왜 육아와 교육법은 사육방식을 고수하는 것일까? 구준한 입시 위주의 교육정책 덕이다. 남들 다 하는데 나만 다르게 하면 이상하고, 내 아이만 뒤처질까 봐 불안한 것이다. 그래서 30년 전과 지금의 교육방식 크게 달라진 것이 없는 것이다. 이제는 좀 바뀔 때가 된 거 같은데 말이다.


요즘 들어 그나마 인문학적 소양이 중요하다고 떠오르면서 관심을 많이 가지지만 그마저도 지식적으로 받아들인다. 유행처럼 혹은 경쟁하듯이 나도 그거 알아, 이런 책 정도는 읽어 줘야지. 하는 그 껍데기만 핥는 습관은 여전하다.


나는 교육을 크게 3가지로 나눈다. 공교육, 사교육, 가정교육. 다들 알다시피 공교육은 사교육에게 먹혀 버리고 보육원으로 전락하였다. 가정교육은 암묵적으로 공교육과 사교육에 책임을 떠넘기고 방관하고 있다. 사교육은 거대한 종교단체가 되어 자리 잡았다.



1. 공교육

필수적인 교양과 지식, 단체생활에 필요한 인간관계 형성법과 문제 해결 방식 경험, 다양한 체험학습.

그래서 공직 교사 채용 항목에 인성을 가장 최우선으로 두고 상담능력과 공감능력을 평가해야 한다. 지금은 이도 저도 아닌 국선 변호사 수준.


2. 사교육

특정 목표를 위한 전문적인 지식과 기술


3. 가정교육

가족 간의 사랑과 정서적 유대, 서로 고민을 나누고 응원하고 힘이 되어주는 가장 가까운 존재.

그러기 위해서는 많은 시간을 보내며, 많은 대화를 통해 서로를 이해하고, 많은 추억을 만들어야 한다.



이것이 내가 생각하는 각 교육의 핵심 사항이다. 막상 하면 그렇게 어려운 것도 아닌데, 왜 해야 하는 줄 모르고 하는 방법도 모르니 다들 책임 떠넘기기에만 급급하다. 교육이 바로서야 나라가 바로 선다는데, 교육이 이러니 나라가 바로 설리가 없다.



2014년 마포구 조사 자료

매거진의 이전글 나는 취업준비생을 낳았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