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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제이피디아 Feb 17. 2023

공간의 역할과 중요성

홀로 재택근무를 시작하다

산책 중 발견한 새 무리의 공간


사람에게 공간은 어떤 역할을 할까.


회사 다니는 동안, 반복된 일상 속 공간은 특별할 게 없었다.

하루 가장 오랜 시간을 보낸 회사와 집은 익숙한 장소일 뿐, 별다른 의미를 두지 않았다.


회사는 긴장 모드로 일하는 곳, 집은 릴랙스 휴식을 위한 곳으로 자연스레 구분되었다.


퇴사와 함께 집 공간의 역할이 바뀌었다.

이전에 휴식이었다면, 퇴사 후에는 일과 작업, 휴식 모두 하는 곳으로.


코로나가 성행할 때도 회사는 보안을 이유로 재택을 허용하지 않아, 온 하루 집에서 일하는 건 처음이다.



퇴사 직후 일을 위한 별도 장소를 고민했다.

'작은 오피스텔이나 사무실을 얻을까, 정부 창업센터를 이용할까?'


회사와 조직을 위해 일하고 월급을 받는 패턴에서는 떨어져 나왔지만, 다음 커리어 역에 가기 위한 준비를 해야 했고, 하고 있었고, 하고 싶었다.


하지만 외부 공간에 돌렸던 눈을 거뒀다. 끝이 언제일지 모를 커리어 환승역에서 지출을 줄이기 위해.



직장 다닐 때는 일상의 반복에 맞춰, 공간 이동곧 활동 변화였다.


회사 - 일

도서관 - 공부

미술학원 - 그림

스포츠센터 - 운동

집 소파 - TV, 맛난 음식.


공간이 달라지면 활동의 변화가 함께 했다.


이게 지금까지 살던 방식인데, 이제는 달라졌다.

모든 활동을 집에서 해결해야 했다. 우왕좌왕, 물리적 공간 이동 없이 활동을 바꾸는 게 잘 안되어 작업 효율이 떨어졌다.

코로나 때 집에서 출근과 퇴근 모드를 오가는 게 어렵다 한 재택근무자들 말이 이해 갔다.


공간은 활동에 따른 마음 가짐을 만든다.

일하는 공간에서는 긴장을, 취미 생활에서는 가벼운 즐거움을, 운동할 때는 에너지를, 휴식에는 늘어짐을.



해결 방법을 찾아야 했다, 한 공간에서 다양한 활동을 소화해 내는.


여러 시도를 했지만, 다음 두 가지가 효과 있었다.


먼저, 아침에 외출복으로 갈아입기!

홈웨어 차림으로 일을 하려니 긴장감이 생기지 않았다. 책상에 앉아있지만, 정신상태는 소파에 누워 있었다. 능률도 효율도 꽝이었다. 작업에 집중하기까지 꽤 오랜 시간을 보내야 했다. 하지만, 외출복으로 갈아입으니 마음이 달라지기 시작했다. 긴장감이 생기고 작업에 집중이 되었다.


다음, 방과 거실 공간의 용도 분리하기!

책상과 침대를 다른 방으로 분리하고 주변을 정리했다. 가용 공간을 재정의해 구성을 바꾸었다.

그리고 이전 사무실 책상처럼 익숙한 구조를 내어 일 모드 스위치 장착. 쉼이 필요할 때면 침대나 소파로 가 휴식 모드.

두 공간에서 활동이 섞이지 않도록 최대한 분리했다. 오전 8시부터 오후 5시까지는 책상에 앉아 작업을, 그 외 시간은 거실에서 휴식을.


이 두 가지 변화만으로도 늘어짐이 개선됐다.

긴장 스위치가 켜지고 집중이 들어왔다.


그럼에도 집중 안 되는 날은 공공 도서관에 갔다. 오랜 시간 작업하기가 수월했다. 한 번씩 이렇게 콧바람을 쐬면 기분 전환도 되었고.  




익숙한 회사원 삶이 아닌, 다른 생활 결심 뒤 온 변화는 많다. 이미 충분히 예상한 것도, 그렇지 못한 것도 있다. 공간과 마음가짐은 예상치 못한 변화 중 하나였다.


공간 변화는 마음 변화를 끌어내고, 이는 생활 패턴을 만든다.

일과 작업과 활동에서 공간의 중요성을 깨달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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