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업 세무사의 이야기
막상 브런치를 시작한다고 생각하니, 도입부 글을 몇 번 썼다 지웠다 하게 된다.
처음엔 그냥 편하게 내 생각, 이 기억들을 솔직하게 쓰고 보관하는 기록의 장소가 필요해서였는데, 누군가가 이 글을 읽는다고 생각하니 대충 쓰면 안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드는데.. 아직 첫 글이라서 그런 거겠지?
아무튼!
세무사의 꽃이라는 개업을 하면서, 근무세무사로 법인에 있을 때보다 상대적으로 시간적으로 여유가 많아진 것이 사실이다. 그런데 누군가 나를 통제하지도 않고, 개업 초기에 특별히 고정된 일이 많지 않다 보니 잘못하면 나태해질 수 있는 게 또 요즘 나의 일상이다.
그래서 본업 이외에 남는 시간을 글을 쓰는 데 쓰기로 결정했다.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아무것도 일어나지 않으니까. 일단 뭐라도 해야지!
개업을 하면서 블로그도 운영 중이지만, 그 블로그에는 정말 세무 지식 공유에 포커스를 맞추고 글을 쓰고 있어서, 내 속내를 블로그에 적기에는 뭐랄까? 너무 민낯을 드러내는 기분이 든다. 그래서 익명의 힘을 빌려 진짜 세무사의 살아가는 이야기를 브런치 공간에 적어보려고 한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내가 누구인지 비밀인 것은 아니지만, 관심 있는 사람만이 누군지 알 수 있게-
요즘 인터넷에 보면, 잘 나가는 세무사 이야기밖에 없어 보인다. 그도 그럴 것이 당연히 자기 PR의 시대인데, 어떤 세무사가 잘 나가지 않는 것처럼 글을 쓰겠는가. 그런데 세무사도 영업직이기 때문에, 영업력이라는 것이 사람마다 편차가 크고 그에 따라 성과가 다르게 나타난다.
전문 자격증만 땄다고 해서 성공하는 시대는 끝난 지 오래다. 정말 실력 있고 준비된 전문가만이 대중의 선택을 받을 수 있다. 그래서 세무사도 끊임없이 공부하고 유튜브나 블로그를 통해 자기를 알리고 꾸준히 발전시키는 것이 중요해졌다.
물론 나도 나만의 방식으로, 나를 브랜딩 하고 있다. 아직은 개업 6개월 차이지만, 세무사로서는 6년 차이다. 다시 돌아오지 않는 이 순간의 기억들을 이제부터라도 기록해 보려고, 브런치스토리를 시작하게 됐다. 개업을 준비하는 동료 세무사님들, 그리고 세무사 시험을 준비하려는 수험생들 모두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는 글을 적어볼 예정이다.
그런데, 내가 꽤나 글을 잘 쓴다고 착각하며 살아왔기 때문에, 브런치에 글을 쓰는 것쯤은 어렵지 않을 거라 생각했는데... 벌써 작가의 고충을 알게 된 듯하다. 그나저나 브런치 작가 승인은 되려나...
갑자기 무슨 바람이 들었는지, 글을 써야겠다고 마음먹고 바로 글 3개를 무작정 써서 신청했는데, 다행히(?) 이틀 만에 작가 승인 메일을 받았다. 이게 되네? 작가님이라고 하니 괜히 기분이 좋아진다.
기념으로 서랍에 저장해 둔 글 하나를 발행하고, 이제 양도세 상담 준비하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