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절주절 근황
사실상 개인적으로 정말 바빴던 4월이 지나갔다.
5월이 종소세 신고로 매우 바쁠 것으로 예상되는 시즌이었기 때문에, 그전에 처리 가능한 일들을 다 해치우려 하다 보니, 4월 일정이 정말 살인적인 스케줄이었다. 평일 주말 가릴 것 없이 일을 해서, 병이 안 난 게 신기할 정도.
4월은 원래 부가세 예정신고 외에 특별히 바쁠 일이 없는 달인데... 모든 일은 언제나 왜 몰려서 오는가!
이런 바쁨을 예상치 못했던 겨울의 나는, 4월에 나름 한가할 거라고 생각하며 여행 일정을 잡아두었었고... 이미 예약된 일정이라 취소할 수가 없어 이 바쁜 와중에 여행도 다녀왔다. 물론 당연히 노트북은 들고 갔고, 중간중간 일도 함께 했다.
언제 어디서나 컴퓨터만 있으면 일할 수 있다는 것은 장점일까, 단점일까?
직장인일 땐 여행이 곧 나의 삶의 원동력이자 행복이었는데, 이제 개업하고 나니 앞으로 평일 휴가는 웬만하면 삼가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휴가를 가서도 마음 편히 놀지 못하는 사태가 벌어진다. 돌아와서 해야 할 일이 쌓이기 때문에... 그리고 일하지 못한 기회비용이 크기도 하고.
나는 아직 1인 세무사라, 일할 사람은 나 혼자인데, 최근에 갑자기 상담이 너무 몰리다 보니, 의도치 않게 고객 거부(?) 사태가 벌어졌다. 당장 상담 후 답변을 원하는 분이었는데, 아무리 스케줄을 조율해도 당장 답변을 해 드릴 수가 없는 상황이어서 죄송하지만 거절할 수밖에 없었다.
실제 고객과 대면하여 이야기를 나누는 상담시간은 잠깐일 수 있지만, 나는 항상 상담 후 내용을 정리하여 보내주기 때문에, 글로 정리하는데 꽤 많은 시간이 든다.
그래도 그것을 소홀히 하지 않는 이유는 구술 상담의 경우 휘발성이 강하기 때문에 고객 또한 내용을 한 번에 이해하고 기억하기 쉽지 않아서, 그리고 나 또한 해당 상담 내용을 서면으로 정리한다고 생각해야, 더 정확한 답변을 하고자 노력하게 되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렇게 정리해 두면 나중에 또 비슷한 주제의 다른 상담에 활용하기가 쉬워 내 머릿속의 지식을 정리하는 습관을 들이고 있다.
최근에 챗GPT가 쓸만하다길래, 업무 보조로 써볼까 싶어서 몇 번 디테일한 세무 질문을 해봤는데, 인터넷에서 긁어온 정보로 잘못된 답변을 하더라.
그래서 내용이 틀린 것 같은데 다시 찾아보라고 하니, 인정은 또 빠르게 하고 다시 내가 말한 대로 정확한 답변을 주더라.
누가 이거 보고 진짜 의사결정 내리진 않겠지? 하고 걱정도 되면서도 내 밥그릇은 안 뺏기겠네 싶었다.
사람들은 사실 FM을 원하는 게 아니고, 각자 처한 상황이 다르고 사실관계가 다르기 때문에, 단순히 법리적인 해석보다는 각자 상황에 맞는 조언을 구하는 건데, 그런 디테일 부분에서는 챗GPT가 아직 사람이 답변해 주는 것만큼 속 시원하게는 답을 못하는 것 같다.
연휴 기간 동안 뭔가 챗GPT를 통한 업무 효율화를 해보려고 시도했는데, 아직 실패다. 다시 그 방법은 차차 연구해 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