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만히 있으면 중간이나 간다지만, 가만히 중간에 머무르는 것보다는 아무렇게나 움직이다 후퇴하는 것이 낫다는 생각이 든다. 삶은 일자로 이어진 길이 아니라, 모든 선택의 길이 열린 평야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움직이기 두려운 건 이 길이 어디로 향하는 길인지 모르기 때문이겠지.
움직였다가 오히려 목표점에서 멀어지면 어쩌지? 모든 것이 허사가 되면 어쩌냔 말이야!
이런저런 두려움을 넘어 움직이는 순간, 그리고 이것이 내 목표점과는 다른 방향임을 깨닫는 순간, 적어도 한 가지는 알 수 있다. 아, 이 길은 아니구나. 그렇게 여러 번 후퇴한 끝에야 옳은 방향을 알게 되는 것이 아닐까? 나는 삶에서 이 길이 맞는지를 가만히 앉아서 판단할 만큼 많은 레퍼런스를 찾을 수 없었다. 그렇기에 소거법을 사용하기로 한 것이다.
여기에도 전제되어야 할 것은 결국, 내가 원하는 것을 정확히 파악하는 것. 내가 도달하고 싶은 곳이 어디인지 모른다면 나는 아무것도 알 수 없다. 내가 전진하고 있는지 후퇴하고 있는지조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