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장고 구석에 그 커다란 반찬통 안에
뭐가 있는지 나는 알지.
크기에 비해 가볍디 가벼운 그 속에
뭐가 들었는지 나는 알지.
썩어가는 자두 두 알.
아니, 어쩌면 이미 썩어있을지 몰라.
썩었는지 썩지 않았는지 모르는
그것은 슈뢰딩거의 자두.
하지만 내가 그것을 사놓은 지는 한 달이 지났고
마지막으로 그것을 꺼내 먹은 지는 이주가 지났고
그때부터도 상태가 그리 좋지 않았다는 것을
나는 알고 있지.
내 마음에도
썩어가는 자두 두 알.
꺼내보기 전 까지는
버려야 할지 쓸만한지 모르는
마음속 자두 두 알.
하지만
마지막으로 꺼냈을 때에는 그 역시
상태가 그리 좋지 않았었는데.
냉장고 구석에 그 커다란 반찬통 안에
뭐가 있는지 나는 알지.
크기에 비해 가볍디 가벼운 그 속에
뭐가 들었는지 나는 알지.
썩어가는 자두 두 알.
썩어가는 자두 두 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