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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백홍시 Sep 15. 2020

잡문 91 - 타인의 흔적


외로울 때 라디오를 트는

남이 선곡한 노래를 듣기 위해서.

남의 그림을 방에 거는 것은

그림을 보며 잠시나마 소통하길 원해서.


그렇게 혼자만의 방에  나누는

어쩌면 조금은 일방적인 대화.

나는 그것이 그렇게도 좋다.


내가 원할 때 ON 하고

원치 않을 때 OFF 하는

편리한 관계라서.

나 같은 겁쟁이에게는 너무나 적절한

대화의 방식이라서.


겁쟁이는 오늘도

라디오의 다음 곡을 기대하며

남의 그림이 걸어오는 말들을

마음에 몰래 주워 담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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