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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백홍시 Sep 04. 2020

잡문 89 - 수취인 불명

안녕하세요.

좋은  밤이에요.

지난밤에는 부디 별일 없으셨길 바라요.


어느덧 가을향기가 나네요.

라디오에선 처음 듣는 노래가 나오고요.

하지만 우연히도 저의 취향에 꼭 맞는군요.

오늘은 누구도 보고 싶지 않은 날이었답니다.

다만, 나를 만나고 싶은 날이었어요.

겪어본 이는 알겠지요.

이런 날은 어느 날보다 외로운 날이라는 것을요.


요즘에는 회사에서 일을 하다 멍해지는 일이 잦아요.

일이 하기 싫은 것은 아니에요.

그저, 그저, 좀 더 나와 시간을 보내고 싶을 뿐이에요.

대체 나는 얼마나 나를 좋아하는 걸까요?

아무튼 간에 언젠가는 나와 온전히 만나면서 끼니를 해결하는 방법을 찾고 싶어요.



그렇다고 보고 싶은 이가 아주 없는 것은 아니에요.

연락하고 싶은 이가 생각나지 않는 것도 아니에요.

어쨌거나 늦여름의 밤이니까요.

다만 어느 날 보다 외로운 이런 날에는 그 누구도 소용이 없다는 것을 알기에.

손가락이 전화기에서 맴돌고 맴돌다 이렇게 의미 없는 글이나 써대는 것이지요.


시답잖은 글이 길어졌네요.

산다는 것은 결국 생존인 거겠지요.

그런 생각이 자주 드는 요즘입니다.

다음 연락드릴 때까지 모쪼록 무사하기를 바라며 이만 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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