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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백홍시 Mar 25. 2021

잡문 99 - 신기루

아래 몸부림치는 무언의 물결
그 고요한 움직임마저 사라질 때에
나는 구겨진 연기가 되고
또한 남루한 환상이 되고
비로소
비로소
신기루가

사라지고 싶어도
사라지고 싶어도
사라지지 않는 날들의 끝에
나는 비로소

신기루가


붙잡아도

붙잡아도

기어코 흩어지고야 마는

나는 비로소

신기루가


말없는 꽃

대답 없는 파도

고독한 메아리에게만 알려진 채로

나는 비로소

신기루가 되리



 image by 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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