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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백홍시 May 02. 2021

잡문 108 - 허상 위에 허상 위에 허상

여기 있구나-하고 다가가면, 어느새 사라지고.

이제 알았다-하고 다가가면, 다시 모르게 되고.

이것들을 반복하다 보면 아, 이건 허상인가-하고 생각하게 되어버린다.


이를테면 감정들.

행복과 만족감, 사랑 따위.

나 자신, 그리고 삶.



그러나 허상에 둘러싸인 삶을 계속할 수 있는 것은, 어제 환하게 햇살 들던 길에 오늘은 햇빛 한점 비추어 주지 않더라도 내일은 다시 해가 가득 들어올 거라 믿기 때문에.

그것이 우리가 희망이라 부르는 것.


그 또한 허상일지라도 상관없다.

어차피 허상인 삶에 또 다른 허상 한 방울 얹는다 해서 뭐 그리 큰 문제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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