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장기록
나의 리더십 철학은 '진정성' '성장' '도전' 3가지다.
아무래도 이를 바탕으로 팀원들에게 의욕적으로 '당신이 잘 되게 하기 위해'라는 명목 하에 업무적으로나 커리어적으로나 본인 개인적인 성장을 도우려고 했던 것 같다.
그런데 최근 퍼포먼스가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팀원 면담을 진행하던 중 해당 팀원에게 다소 충격적인 이야기를 들었다.
'팀장님은 개인의 성장을 이야기하지만 결국 나에게 과도한 목표와 과도한 업무 부여를 위한 가스라이팅으로 밖에 안느껴진다'. '진정성, 진심이라는 이야기는 하시지만 나에겐 솔직히 진정성이 느껴지진 않는다'
'열심히 해도 위로 가는 길은 막혀있는 것 같고 워라벨이라도 챙기고 싶은데, 그것 조차 안되게 한다'
생각보다 꽤 작정하고 이야기 한 듯한 팀원의 말을 듣고 적잖이 놀랐다.
'진심이 통하지 않았구나.' '아니 저게 사실일지도 모르겠다.' '내가 성장이라는 명목하에 이 사람을 괴롭혔던 것은 아닐까', '실력도 없는데 태도부터 마인드까지 글러 먹었구나', '너 때문에 다른 사람 고생한건 생각도 안하나' 등등 다중인격 같은 많은 생각이 교차한다.
퍼포먼스가 잘 나오지 않는 해당 팀원을 위해 내가 신경 쓰고 믿어줬던 시간들이 허무했고 너무 화가 났다. 동료들과 심지어 나의 리더도 그의 대한 부정적 평가를 내릴 때 그를 보호하기 위한 나의 노력들이 허탈감과 배신감으로 몰아쳤다. 흥분을 가라앉히는데는 하루면 될까 싶었는데 3일이 지나도 화가 가라앉지 않는다.
해당 팀원에게는 이제 내가 무슨 말을 해도 귀에 들어오지 않을 것이다. 나의 대한 신뢰와 불만만 가득한 상태에서 내가 무슨 말을 한들 가스라이팅으로 밖에 느껴지지 않을테니. 실제 그 사람이 가스라이팅으로 느꼈다면 내 의도가 뭐가 됐든 가스라이팅인 것이다. '개인의 성장을 위해서'라는 명목하에 그 사람을 괴롭힌 꼴이 된 것이니 말이다.
흥분을 조금 가라앉히고 우선 나를 돌아봐야겠다.
그리고, 리더십 관련 서적을 보면서 혜안을 찾아보려고 했다.
<거인의 리더십>, 신수정
한 리더가 있다. 스타일이 솔직하고 진취적이었다. 새롭게 조직을 맡은 후 리더십 평가와 다면평가를 받았다. 아니나 다를까 다면평가 점수가 높지 않았고 성향이 너무 주도적이니 보완하라는 권고가 있었다. 나와의 1:1 미팅 시 고민을 털어놓으며 지금까지 이런 스타일을 바꿔보려고 노력했는데 잘 안되어 힘들다고 했다. 나는 답변했다. “괜찮은데요. 굳이 스타일을 바꿀 필요가 있을까요?” 그는 놀라서 “제 스타일이 너무 진취적이라 직원들이 힘들어하는데 제 스타일에 문제가 있는 것 아닌가요?”라고 반문했다. 나는 답했다. “괜찮아요. 그것이 본인의 강점인데요. 만일 리더님이 진취적인 것이 잘못됐다고 소극적으로 행동하면 어떻게 될까요? 본인이 가지고 있던 추진력이나 혁신 능력이 다 사라지지 않겠어요? 그러면 이것도 저것도 아닌 리더가 될 겁니다. 단지, 자신이 이런 스타일이고 그러기에 본의 아니게 구성원들을 힘들게 할 수도 있고 필요한 부분은 피드백 해달라고 구성원들과 진솔하게 소통하시죠. 그리고 리더님과 달리 적극적이 아닌 다른 구성원의 스타일 또한 잘못된 것이 아님을 받아들이면 됩니다.”
(중략)
결국 중요한 것은 스타일이 아니라 비전, 실력, 진정성과 태도다. 완벽한 스타일이란 없다. 명확한 비전과 상대에 대한 진심과 신뢰의 태도가 중요한 것이지 스타일이 중요한 건 아니다.
나의 리더십 스타일을 바꿔야 하나.. 여러가지 고민이 들었지만 책을 보면서 느꼈던 결론은
"맞춤 커뮤니케이션, 맞춤 대응 전략이 필요하겠다"
생각을 아래와 같이 정리했다.
0. 실제 가스라이팅을 한 것임을 인정하자. 나를 되돌아 보자.
1. 팀원이 지금 힘든 상황의 대해 우선 공감해주고, 당장 현재 겪는 업무적 어려움부터 덜어준다.
2. 팀원의 성향에 맞춰 성장을 강요하지 말고, 해당 팀원 스타일에 맞는 소통 방식으로 맞춤 케어한다.
3. 그에게 굳이 인간적인 점수를 따려고 하지말자, 철저히 업무적인 영역에서만 케어한다.
우선은 위와 같이 생각을 정리해보고, 실행 해본 후 다음 기록을 기약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