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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하얀잉크 May 31. 2017

의욕만 가지고는 안되더라

한국식 정서로 이해되지 않는 중국시장, 마케팅 도전ing

#위험천만


드넓은 초원을 가로지르며 한 마리의 날쌘 말이 빠르게 달려간다. 언젠가 가보았던 울란바토르의 푸른 초원인 것 같다. 나는 달리는 말 위에 앉아 있다. 멀리서 보면 그야말로 그림 같은 풍경일지 몰라도 가까이서 보니 잔뜩 긴장한 표정이 역력하다. 시선은 앞을 향해 있지만 고삐를 쥔 서투른 손을 보니 말을 타고 달린다는 표현보다 어디로 날뛸지 모르는 말 위에 앉아 있다는 표현이 어울린다. 위험천만하다 느껴질 때 쿵, 말에서 떨어졌다.


#전화위복


한 마리 나비의 날갯짓이었다. 어찌나 우아한지 감탄하는 찰나 그대로 낙마했다. 마치 100톤의 망치로 얻어맞은 듯 온몸이 얼얼했다. 정신이 번뜩 났다. 눈을 떠보니 낯익은 스타벅스다. 꿈이 아니었다. 이제 제대로 한번 말을 타볼까.


저녁있는 삶을 포기하자 아름다운 야경이 눈에 들어왔다.


#다시 다짐


광활한 대륙에 와서 마케팅을 하려니 의욕만 가지고는 아무것도 할 수가 없더라. 원활하지 못한 의사소통만큼 현지 시장의 이해 없이 한 걸음 한 걸음 진행하는 것이 무척이나 더디었다. 


택배가 열흘 이상 걸린다는 말에 복장 터졌던 스페인만큼 대륙의 기질인지 중국은 한국식 정서로는 이해되지 않는 것이 무척이나 많았다. 일례로 위챗 하나로 중국이 통한다고 했지만 그 위챗(웨이신) 계정 하나 만들고 원하는 대로 셋팅하는데 3주가 필요했다. 1시간이면 뚝딱 브랜드 페이스북 채널을 만들던 나로서는 심장이 타들어가는 시간이었다. 


늘 일정이 오버되고 늘 시간에 쫓겼다. 그때 질책 대신 의외의 소리가 들려왔다. "calm down" 왜 이렇게 급해? 프로세스는 지켜야지! 가볍고 부드러운 음성이 귀를 통과하자 100톤의 무게로 머리를 짓눌렀다. "바쁠수록 돌아가자..." 돌아보니 컨펌도 안 받고 기본도 망각한 내 모습에 한없이 부끄러웠다.  


시간도 중요하지만 완다가 선택한 파트너에 걸맞은 결과물을 챙겨야 할 때다. 모두가 주목하고 지켜본다는 사실을 잊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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