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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찰나의 새벽별 Mar 01. 2022

봄날은 오고 간다

2월의 겨울은 추워야 제 맛인데, 올해 2월은 생각보다 따뜻했다.

계절도 날씨도 다들 감각을 잃어버린 걸까. 아니면 나처럼 정신을 빼놓고 있었던 걸까.

백신 후유증으로 시작된 무기력증과 한 달의 제주 살이, 집 대청소까지.

거의 두 달의 시간이 기억에 없이 휘리릭 지나가버렸다.


비워냄이 필요했는지, 달아남이 필요했는지, 고립이 필요했는지 정확히는 모르겠다.

어쩌면 베짱이가 되고 싶었는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그 와중에도 모범생은 아니지만 모범생의 피가 흐르는 나는 무언가를 해야 한다는 압박감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그렇다고 무언가를 한 것은 아니었다.

정박하지도 못하고 가라앉지도 못한 채 망망대해를 부유하는 돛단배의 상태였다고 나 할까.   


3월이다. 이제 정박할 때가 왔다.

진리는 체험하는 것이라고 유리알 유희의 명인이 말했던가. 진리를 발견하려면 무엇이든 일단 해 보아야 한다. 직접 해보지 않고는 아무것도 단정할 수 없다.

탐험하고 체득하는 것. 그것이 정박 후, 내가 할 일이다.


겨울이 떠났다. 봄날도 금세 가겠지. 하지만 봄은 또 찾아올 테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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