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가 시작되고 2년이란 시간이 지났다. 코로나 때문에 잃은 것도 있었고, 포기해야 했던 것들도 있었다. 꽤 힘들고 괴로웠으며, 모든 것들로부터 회피하고 싶었던 순간들의 연속이었다.
그러나 코로나 덕분에 얻은 것도 많았었다. (물론 그 시간이 지나가는 동안은 알지 못했지만.)
생활 반경이 점점 좁아지고, 사람들과의 만남의 빈도도 확 줄어들었다. 더욱이 코로나가 한창 심했을 때는 바깥출입조차 하지 않았다. 그러나 그러한 변화들이 나에게는 폐쇄적이라기보다는 뭔가 단순해진 느낌이었다.
괴로움의 시간이 지나자 침전의 시간들이 왔고, 그 침전의 시간들이 지나가자, 나를 좀 더 이해하고 세상을 좀 더 알고 싶은 욕구들이 피어나기 시작했다.
운명이었는지 욕구를 충족하기 위한 내 행위의 결과였는지는 알 수 없지만, 지금껏 전혀 접하지 못했던 공동체들 안에서 평소라면 전혀 만날 수 없었던 사람들을 만날 수 있게 되었다.
덕분에 나는 나의 욕망과 나의 삶과 나라는 인간을 좀 더 알아가는 과정 중에 있고, 새로운 만남으로 연결된 사람들과의 관계에서 오는 깊은 친밀감과 다정함과 연대감을 경험 중이다. 뒤따라오는 낯선 감각과 깊은 사유는 예상치 못한 보너스였다.
서두가 길었다.
처음에는 고통이었고, 지나 보니 선물이기도 했던 코로나에 결국 걸리고 말았다.
지금은 고통이고, 지나고 보면 뭔가 선물 같은 남는 것이 있을 테지.
모두 다 건강하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