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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찰나의 새벽별 May 10. 2022

역사는 반복된다

희망을 믿을 수밖에

"밤은 밤을 가능성으로 변모시킨다. 깨어 있음은 밤이 오면서 잠이 된다. 잠을 자지 않는 자는 깨어 있을 수 없다. 깨어 있음은 항상 깨어 있을 수는 없다는 사실에서 성립한다. 왜냐하면 깨어 있음은 '깨어남'을 그 본질로 하기 때문이다." 항상 깨어 있는 사람은 '깨어남'이라는 사태를 체험할 수 없다는 것. 잠을 잘 수 있고 또 자는 사람만이 깨어남이 무엇인지 알 수 있다는 것. 그러므로 이런 역설이 성립한다. '항상 깨어 있으면 진정으로 깨어날 수 없다.'
-중략-
앞으로 5년 동안 한국 사회가 다시 긴 잠에 빠진다 하더라도, 5년이 지난 뒤에도 우리가 여전히 자고 있지는 않을 것이라고. 오히려 5년 동안의 잠 때문에 우리는 깨어남이라는 사건을 처음인 것처럼 확실하게 경험할지도 모른다고 말이다. 사실은 믿지 않으면서, 나는 쓴다. 희망은 종신형이니까. (2012.12.24)   


위 글은 2012년 신형철 평론가가 쓴 글이다.

년도를 몰랐다면 오늘 쓴 글인 줄 알았을 것이다.

역사는 놀랍게도 무한 반복된다.

반복되는 역사는 절망일까, 희망일까.


취임사에서는 보편적 가치 '자유'가 거론되었다. 

그다음에는 성장이라는 단어가 짝 맞춰 나왔다.

자유라는 가치를 하찮게 여기는 것은 절대 아니다.

우리에게 자유는 마땅히 보장되어야 할 가치이다.

그러나 자유라는 단어는 언제나 오남용의 여지를 무수히 갖고 있다. 특히 성장이라는 단어와 궁합을 맞출 때 말이다.

자유는 평등과 함께 갈 때만 진정한 빛을 발한다.

그러나 오늘 평등이라는 단어는 단 한 번도 들어볼 수 없었다.


나는 정치 무식자라 아는 건 없다.

그냥 인간다운 삶을 살면 잘 살 수 있는 사회이기를 바란다. 보편적 가치들이 잘 지켜지는 사회가 되기를 바란다. 약자라 칭해지는 이들도 더 이상 약자가 아닌 삶을 살아갈 수 있게 되는 사회이기를 바란다.
다만 그런 희망의 바람들 뿐.


그런데 자꾸만 어디서부터 인지 모르게 올라오는 씁쓸함을 가눌 길이 없다.

어제 끊었던 커피를 오늘은 딱 한잔 마셔야겠다.

씁쓸함은 씁쓸한 맛으로 채우고,
역사의 반복은 또 다른 반복으로 채워질 것이라고 믿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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