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삶의 단상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찰나의 새벽별 May 10. 2022

역사는 반복된다

희망을 믿을 수밖에

"밤은 밤을 가능성으로 변모시킨다. 깨어 있음은 밤이 오면서 잠이 된다. 잠을 자지 않는 자는 깨어 있을 수 없다. 깨어 있음은 항상 깨어 있을 수는 없다는 사실에서 성립한다. 왜냐하면 깨어 있음은 '깨어남'을 그 본질로 하기 때문이다." 항상 깨어 있는 사람은 '깨어남'이라는 사태를 체험할 수 없다는 것. 잠을 잘 수 있고 또 자는 사람만이 깨어남이 무엇인지 알 수 있다는 것. 그러므로 이런 역설이 성립한다. '항상 깨어 있으면 진정으로 깨어날 수 없다.'
-중략-
앞으로 5년 동안 한국 사회가 다시 긴 잠에 빠진다 하더라도, 5년이 지난 뒤에도 우리가 여전히 자고 있지는 않을 것이라고. 오히려 5년 동안의 잠 때문에 우리는 깨어남이라는 사건을 처음인 것처럼 확실하게 경험할지도 모른다고 말이다. 사실은 믿지 않으면서, 나는 쓴다. 희망은 종신형이니까. (2012.12.24)   


위 글은 2012년 신형철 평론가가 쓴 글이다.

년도를 몰랐다면 오늘 쓴 글인 줄 알았을 것이다.

역사는 놀랍게도 무한 반복된다.

반복되는 역사는 절망일까, 희망일까.


취임사에서는 보편적 가치 '자유'가 거론되었다. 

그다음에는 성장이라는 단어가 짝 맞춰 나왔다.

자유라는 가치를 하찮게 여기는 것은 절대 아니다.

우리에게 자유는 마땅히 보장되어야 할 가치이다.

그러나 자유라는 단어는 언제나 오남용의 여지를 무수히 갖고 있다. 특히 성장이라는 단어와 궁합을 맞출 때 말이다.

자유는 평등과 함께 갈 때만 진정한 빛을 발한다.

그러나 오늘 평등이라는 단어는 단 한 번도 들어볼 수 없었다.


나는 정치 무식자라 아는 건 없다.

그냥 인간다운 삶을 살면 잘 살 수 있는 사회이기를 바란다. 보편적 가치들이 잘 지켜지는 사회가 되기를 바란다. 약자라 칭해지는 이들도 더 이상 약자가 아닌 삶을 살아갈 수 있게 되는 사회이기를 바란다.
다만 그런 희망의 바람들 뿐.


그런데 자꾸만 어디서부터 인지 모르게 올라오는 씁쓸함을 가눌 길이 없다.

어제 끊었던 커피를 오늘은 딱 한잔 마셔야겠다.

씁쓸함은 씁쓸한 맛으로 채우고,
역사의 반복은 또 다른 반복으로 채워질 것이라고 믿으며.

매거진의 이전글 나이 듦 이란...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