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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Nina P Sep 01. 2020

통장잔고의 든든함

나를 지켜주는 최소한의 무기


"이렇게 고생했는데 내가 이것도 못해?"


이 말 한마디 안해본 직장인이 있을까? 나는 회사에서 받은 스트레스에 대한 보상심리로 충동구매를 한적이 꽤 많다. 그리고 이런 식의 소비는 나에게 그 순간의 만족은 주었을지언정 결국 "야근 -> 스트레스 -> 충동구매 ->카드값 -> 스트레스" 의 악순환을 남겨주었다. 직장인들이라면 한 번쯤 이런 악순환의 늪에 빠져본적이 있지 않은가?


그런데 이렇게 돈을 쓸 때 차라리 번듯한 물건이라도 질렀다면 흔하디 흔하다는 명품백같이 값이 나가는 물건이라도 내 수중에 남았을 것 같은데 문제는 어디에 썼는지도 기억나지 않고 남아있는 것도 없다는 것다.



내가 이런 문제를 자각할 무렵 갑작스레 '영수증'이라는 프로그램이 유행하기 시작했다. 재미로 듣던 팟캐스트에서 처음 접한 이 프로그램은 의뢰자의 영수증내역을 보고 그 내역에 대한 진행자의 생각을 재미있게 풀어나가는 것이 었다.


나의 문제점은 초년생때 부모님이 모으라고했던 최소금액을 습관적으로 모으기는 했지만 내 적금금액은 초년생때의 그금액에서 몇 년째 늘어나지를 않았고 부모님집에 얹혀살며 생활비도 안내는데 반대로 카드값만 늘어간다는 것이다.


그때부터 어떻게하면 돈을 모을 수 있을까?에 대한 고민을 하게 되었는데 가장 먼저 할 수 있는 것은 쓸데없는 지출을 줄이는 것이었다. 그리고 두번째는 지출패턴과 지출금액에 대한 예산을 정하는 것이고 마지막으로는 특정기간동안 얼만큼 모을지를 정하는 것이었다.





우리는 흔히 "월급은 통장을 스쳐지나가는 것"이라고 이야기하는데 여기서 중요한 것은 어떻게 스쳐지나가는 것인가이다. 


먼저, 카드값으로 스쳐지나가고 잔고가 남는 것이 없다면 그 지출 중에는 분명 불필요한 지출이 많았다는 의미다.


몇달정도만 꾸준히 가계부어플을 이용해 지출을 기록하고 카테고리로 통계로 살펴 본다면 분명히 새고있는 불필요한 지출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나는 걱정이 많은 편이라 통합해서 금융정보를 모으는게 걱정이 되어 가계부어플을 스스로 기록하지만 뱅크샐러드같은 어플은 귀차니즘이 심하거나 여러 은행, 여러 카드를 사용하는 사람들에게는 유용할 것 같다.




그렇게 찾은 나의 소비패턴 및 지출내역에서 불필요한 지출은 지양하지만 지속적으로 지킬 수 있도록 어느정도의 여유를 포함한 지출목표금액을 정하고 중간중간 얼마만큼 썼는지만 체크해도 상당한 카드값을 줄일 수 있을 것이다.


지출이 줄어들고나면 자연스레 월급날 통장잔고에 남는 금액은 늘어날 것이다. 그렇게 잔고에 남은 금액에서 현금이나 체크카드로 사용할 금액을 어느정도 남긴 뒤 나머지는 모두 월급당일에 적금통장으로 이체시킨다.


물론, 요즘같은 때는 이자 얼마되지도 않는데 모아야되나 이런 회의가 들지 않는 것은 아니지만 적금의 목적은 이자뿐만이 아닌 원금을 모아 목돈을 만드는데 있음을 잊지 말아야한다. 물려받을 재산이 많아 안모아도 된다면 모르겠지만 티끌은 모아 티끌이라고 해도 그 조차 모으지 않는다면  나중에 "그때 조금이라도 모을 걸"라는 후회를 할지 모른다. 리고 최소한의 목돈에서 재태크는 출발한다.




나의 경우 돈을 모을때 도움이 되었던 것은 6개월에 얼마를 모아야겠다는 구체적인 설정이었다. 가령 천만원을 6개월안에 모으기 위해서는 매달 167만원을 모아야한다는 계산이다. 이런 목표 하에 한달동안 내가 그 목표에서 플러스인지 마이너스인지만을 계산함으로도 꽤나 목표에 가까워질 수 있다.


물론 이런 선순환을 이루기 위해서는 앞서말한 1부터 3단계까지가 모두 동시에 이루어져야되는데 나도 그렇지만 "아껴야지"라는 마음과 달리 그동안 쌓인 카드값도 있을 것이고 처음부터 끝까지 완벽하게 계획을 이루려고 하다보면 중간에 포기해야되니 차근차근 현실적인 목표로 시작해보기를 바란다. 그게 어렵다면 어플 가계부라도 이용해서 지출과 수입을 파악해본다면 앞으로의 방향성을 찾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




나이가 들며 돈의 중요성에 대해서 느끼는데 이는 물질만능주의에서 비롯된 것이 아니다. 삶을 편안하고 안전하게 살아가는데 있어서 최소한으로 생계에 필요한 '돈'을 벌고 혹시라도 다가올지 모르는 '변수'를 위해 어느정도의 여유자금을 가지지 않는다면 내가 어떤 중요한 선택의 기로에 놓였을 때 돈때문에 소중한 것을 포기하거나 원하지 않는 결정을 해야할지 모른 다는 것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직장인이면 가슴에 사직서 하나쯤은 품고 다닌다지만 사직서를 내고 새로운 시작을 한다는 것은 최소한 그 새로운 시작까지 버틸 수 있는 최소한의 통장잔고에서 여유가 나온다. 그리고 좋아하는 친구, 연인, 가족과의 시간을 보낼 때도 '정성'으로만 시간을 보낼 수는 없다. 같이 함께 한다는 것은 필연적으로 경제적인 비용도 발생하기때문이다.


우리는 한 번만 살아가기도하지만 오늘이 지나고 나면 찾아올 내일도 살아가야한다. 그렇기에 오늘 소비하며 FLEX만을 추구하기보다는 내일을 위해 준비한 최소한의 통장잔고는 당신에게 든든함이 될 것이고 숫자는 당신을 배신하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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