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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Nina P Aug 10. 2020

사랑하는 이를 떠나 보낸다는 것

이별도 준비가 되나요?


준비없는 이별도 힘들지만 이별은 준비하려 마음을 먹어도  순간이 찾아오면 힘이 드는건 마찬가지인 것 같다. 행복한 순간이 더 많았음에도 이별엔 언제나 아쉬움이나 후회가 남는 것 같다. 어쩌면 필연적인 감정일지도 모른다.

올해 초 92세의 고령인 외할머니 급격히 기력이 쇠하고 그래서 찾아뵌 뒤 얼마 후, 할머니는  요양병원에 입원하게 되셨다. 그리고 갑작스러운 코로나의 확산으로 면회조차 할 수 없 상황이 되었다. 평생을 홀로 지낸 적 없는 할머니에게 요양병원생활도 낯설겠지만 코로나19로 면회도 할 수 없어 할머니는  가족들에게 서운한 마음을 감추시지 못셨다. 영상통화 안부를 전하기도 했지만 작은 휴대폰 액정 너머로 서로의 애틋한 마음까지는 채울 수는 없었 때문이다.




그러던 어느 날 뉴스에서 7월 부터는 제한적으로 면회가 가능해진다고 하여 가족들은 그 날을 기다렸건만 6월 말 할머니 응급실게 되 그 후 일반병동으로 옮지셨다.


그 곳에서 올 초 보다 앙상해진 할머니의 모습을 보며 이제는 할머니를 보낼 날이 머지않았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생각'을 한다고 해서 그게 마음 속에서도 납득이 되 것은 아니었다. 그리고 나의 마음 준비여부와는 상관없이 얼마 지나지 않 파란하늘이 눈부시던 7월의 첫 날 새벽 할머니는 우리와 그리고 이 세상과 이별을 고하셨다.

아직도 가끔은 할머니가 떠났다는게 거짓말 같기도 하지만 할머니의 장례식은 할머니가 늘 기도하셨  외삼촌의 일이 그니마 바쁘지않은 7월초에 치뤄졌고 가족들께 아름다운 모습으로 할머니를 보내드릴 수 있었다.




92년을 사셨고 30년이 넘는 세월을 나와 함께 해주셨음에도 불구하고 할머니를 보낸다는 것은 생각과는 달리 마음 속에서 받아들이기가 아직도 어려운 것 같다. 아마도 우리 엄마가 며칠 전 외삼촌집에 일이 있어 내려가시려고 짐을 들고 나왔다 옆집 아주머니의 어디 가시냔 질문에 "오빠집에 가요."라고 대답하시고는 차를 탄 뒤 엄마집이 아니라 오빠집이라고 얘기한 것에 할머니를 떠나보낸 것이 다시금 실감나 울음이 터져버린것 처럼 말이다.


떠났다는 것을 알고 보내야 하는 것을 알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에게 사랑하는 사람을 떠나보낸 다는 것은 여전히 어려운 일이다. 이 글을 쓰다가도 몇 번이나 울컥하는 맘이 드는  마음처럼...




 이런 감정은 왠지 모르게 오래된  이은미의 노래 "헤어지는 중입니다"를 떠오르게 한다. 물론, 이 노래는 남녀간의 이별 노래하지만 구슬픈 멜로디나 반복적으로 나오는 "이별했죠. 이별한거 맞죠?심장이 미쳐서 아직도 착각하고 있나봐요."라는 가사는 이별을 맞이 한 보통 사람의 마음을 잘 표현해주는 것 같다. 감성이라고는 메말랐던 20대에는 이해가 안갔던 이 노래 제목이 30대에는 조금씩 이해가 가는 거 보면 나도 이제 제법 "이별"을 배워가고 있는 중인 것 같다. 물론, 그렇다고해서 아픔이 덜하지는 않겠지만 보내야만 하는 것은 떠내보낼 수 있는 이별하는 용기를 가져보려고 한다.


우리가 다시 만날 언젠가를 기도하며  행복한 추억과 사랑은 마음 깊숙히 간직하면서 말이다. 이별은 준비할 수 없지만 마침내 찾아왔을 때 떠나보낼 수 있는 용기를 가져보면 어떨까? 이별한다고 해서 함께 했던 순간, 추억까지도 사라지는 건 아니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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