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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신범수 Mar 08. 2019

춘곤증에 맞서지 마라

졸리면 자 그런데 조금만, 韓醫 추천 음식은 효과 믿든 아니든 맛난 것들

춘곤증은 성가시다. 하지만 질병이 아닌지라 마땅한 약도 없다. 영어권의 'spring fever'와 비견되는 증상인데, 이 열(fever)에는 타이레놀이 듣지 않는다는 우스갯소리도 있다. 이렇듯 의학자들이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기 때문인지, 춘곤증에 관심을 갖는 쪽은 주로 한의학계다. 그리고 제시되는 해결책은 음식과 관련된 것이 많다. 한의학을 신뢰하든 아니든, 건강식 봄나물을 주로 추천하는 이 조언에 귀를 기울여 손해 볼 일은 없을 듯하다. 원기를 회복하고 활기차게 봄을 즐기기 위한 준비에 들어가 보자. 

◆올라가는 온도, 내려가는 눈꺼풀

춘곤증의 원인은 제대로 밝혀진 게 없다. 생명을 다투는 증상이 아닌지라 딱히 돈을 들여가며 과학적으로 풀어낼 필요가 없기 때문인 듯하다. 가장 그럴듯한 분석은 호르몬의 변화에 주목하는 가설이다. 일조량이 적은 겨울에는 수면을 관장하는 호르몬 '멜라토닌'의 분비가 늘어난다. 그러다 봄으로 넘어오면 멜라토닌은 줄고 '행복 호르몬'인 세로토닌이 증가하게 되는데, 이런 변화가 몸에 부담을 줘 피로, 우울, 졸림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는 것이다.
          

또 기온이 올라가면 몸의 신진대사도 빨라지는데, 겨우내 소모된 기운이 이를 따라잡지 못하면서 생기는 것으로 해석하기도 한다. 피곤함과 졸림은 입맛을 떨어뜨리고, 기운이 허해지는 상태가 되는 악순환이 일어난다는 분석도 있다. 어떤 가설이 맞든 춘곤증을 '변화, 순환'과 관련된 것으로 보는 의견이 많은 만큼, 자연환경의 변화에 맞춰 몸이 적응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방향으로 춘곤증을 이겨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춘곤증의 해결사 '비타민 B1, C'

춘곤증과 영양소를 연결하는 가설에 항상 등장하는 주인공은 비타민과 단백질이다. 겨울철에는 세로토닌의 생성을 증가시켜주는 탄수화물 음식이 중요하다면, 봄에는 단백질 보충으로 그 중요성이 넘어온다. 활동량 증가로 비타민 필요량도 늘어나므로 식품이나 영양제를 통해 섭취해주는 것이 좋다. 면역기능 활성화를 돕는 비타민C와 탄수화물 대사를 돕는 비타민B1이 주로 언급된다.

비타민C는 달래, 냉이, 씀바귀 등 봄철 산나물에 많이 들어있는데, 신선한 맛과 향이 특징이므로 식욕을 자극한다는 차원에서도 제격이다. 기름을 적게 사용해 나물 자체의 맛을 느낄 수 있도록 요리해보자. 비타민B1은 현미, 율무, 돼지고기, 버섯, 견과류에 많이 들어 있다. 당질이 근육 내 축적되면 피로해지기 쉬운데, 당질을 에너지로 변화시켜 피로 해소를 돕는 것이 비타민 B1이다. 때문에 잡곡밥에 봄나물을 먹는 것이 춘곤증의 제1 해결사라 할 만하다. 
           


평소 영양제를 신경 써먹는 사람이라면, 두 가지 비타민에 집중해 만들어진 제품을 고르는 것도 방법이다. 비타민B1과 C는 대부분의 종합영양제들이 모두 함유하고 있지만, 함유된 성분이 다양할수록 집중도는 떨어진다는 점을 고려한다. 

◆계절의 변화에 순응하는 게 유일한 치료법

춘곤증이 이미 시작됐다면 치료법은 단순하다. 바뀐 계절에 맞게 자신의 몸을 맞춰주는 것인데, 봄답게 움직이고 먹는 원칙을 따르는 것이다. 우선 해가 지고 뜨는 패턴에 몸을 맞춘다. 송미연 경희대학교 교수(동서신의학병원 한방재활의학과)는 "좀 늦게 잠자리에 들고 좀 일찍 일어나는 것이 좋다"며 "낮에는 햇볕을 많이 쐬고 산보, 소풍, 가벼운 운동을 하는 것이 좋으며 싹이 움트는 기운을 내 몸 안에서도 느끼도록 움직여야 한다"고 말했다.

활동량이 많아지는 만큼 세끼 식사를 충실히 하는 데도 신경을 써야 한다. 거르던 아침식사도 봄에는 신경 써 챙기면 좋다. 아침을 거르면 점심 식사량이 많아지고 춘곤증으로 점심 졸음이 심해질 수 있다. 아침식사는 단백질 공급을 고려해 콩류 등이 추천된다. 반면 저녁식사는 숙면을 할 수 있도록 적절한 양을 섭취하며 고단백 식품, 과일, 채소류, 해조류 등을 섭취하도록 한다.

쏟아지는 낮잠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인다. 선우성 울산의대 교수(서울아산병원 가정의학과)는 "점심식사 이후 5∼10분 정도의 짧은 수면도 도움이 될 수 있다"며 "하지만 낮잠을 20분 이상 자면 몸이 수면 리듬으로 변하게 되니 피하는 게 좋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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