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사 중' 입니다만

by 흰토끼

'두두 두두두두. 탕! 탕! 탕! 두두 두두두두.'


"아... 시끄러워... 대낮에 웬 공사야..."

땅을 뚫는 시끄러운 착암기 소리에 순간 짜증이 치밀었다.

그런데 내가 어쩔 수 있으랴.

몸은 축 늘어져 움직이지 않았고, 어디서 나는 소리인지 알아볼 여력도 없었다.


나는 낮잠을 자고 있었다.

그러나 나의 꿀맛 같은 단잠을 방해하는 이 무례한 알람 시계와도 같은 소리는, 마치 '당장 일어나지 않으면 너의 고막까지 뚫어버리겠어'라고 말하는 거 같았다.


누가 그랬던가.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음악은 알람 소리로 해 놓으면 절대 안 된다고. 그 아름다운 선율은 곧 당신이 세상에서 가장 듣기 싫은 소리가 될 것이라고.

내가 좋아하는 음악도 자고 있을 때 알람으로 울리면 짜증이 나기 마련인데 하물며 공사장 착암기 소리라니.

땅을 뚫는 그 소리는 나의 정신을 '의식의 세계'로 힘껏 밀어 올리기에 충분했고, 나는 그에 맞서 '혼미의 세계'에 있기 위해 안간힘을 썼다.


"하아... 시끄러워. 더 이상 못 참겠다!"

결국 나는 눈을 떴고, 그 순간 깨달았다.

땅을 뚫는 공사는 생각보다 아주 가까운 곳에서 진행 중이었다는 사실을.


그렇다.

옆에서 함께 낮잠을 자고 있던 남편의 코에서 공사판이 벌어지고 있었던 것이었다.

이럴 수가!


나의 단잠을 깨우는 공사장 착암기 소리가,

시끄러운 알람 소리가,

남편의 코 고는 소리였다니!


나에게 혼돈의 카오스를 선사한 당신을

진정한 성대모사의 달인으로 임명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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