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전 나의 생각

by 흰토끼

2013년, 지금으로부터 딱 10년 전 겨울.

나는 지하철 3호선을 이용해 출퇴근을 했다. 순수하게 지하철 안에 있는 시간은 31분이었고, 지하철역으로 가기 위해 버스를 한 번 탔고, 걷는 시간까지 합하면 출근하는데 한 시간여 걸렸던 것 같다.

출근 시간이 다 그렇듯 지옥철이라고 하기엔 살짝 부족했지만, 늘 앉을자리 없이 답답 상태로 목적지까지 서서 가야 했으며, 정말 운이 좋은 날에만 중간 지점에서 앉을 수 있었다.


오랜만에 보게 된 휴대폰 메모장에 그 시절 출근길 지하철에서 적은 듯한 이런 글이 적혀있었다.


가끔 그런 생각을 한다.


1. 지하철 내 앞자리가 비었는데 갑자기 어디서 튀어나온 모르는 사람이 갑자기 끼어들어 그 자리를 차지하는 것을 볼 때


2. 나이 들어도 철없이 구는 사람들을 볼 때


3. 자기주장만 펼치고 남의 말은 듣지도 않는

안하무인들을 볼 때


4. 강자에게 약하고 약자에게 강한 강약약강인 자들을 볼 때


생각하게 되잖아, 저렇게 살지 말아야지......


하지만,

첫 번째의 경우 정말 순발력이 뛰어난 사람일 수도 있고,


두 번째의 경우 나이는 숫자의 불과하다는 것을 몸소 보여주는 순수한 동심이 남아 있는 사람일 수도 있고,


세 번째의 경우 평생 자기 목소리 한 번 못 내는 소심한 사람이 아니라, 자기 주관이 뚜렷한 사람일 수도 있고,


네 번째의 경우 샤바샤바 사회생활의 달인일 수도 있잖아?


근데 이런 생각은 매번 지하철에서 오늘도 어김없이 내 앞자리를 빼앗겨 열받아서 드는 자기 위안적인 생각인 건가?


아무튼 나도 이제 순발력 좀 키워야겠다!



부정을 긍정으로 승화시키려는 나의 안간힘이 너무 웃기다.

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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